'韓 7대 유통사' 다 합쳐도 네이버 못 넘었다…유통 신흥 강자 등극

네이버 3Q 순익 7347억 원…7대 유통기업보다 높아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네이버(035420)의 올 3분기 순이익이 7000억 원을 넘으면서 국내 7대 유통기업의 3분기 합산 순이익(6586억 원)보다 높은 이익을 기록했다.

14일 네이버와 7대 유통사 쿠팡Inc·이마트(139480)·신세계·롯데쇼핑(023530)·현대백화점(069960)·GS리테일(007070)·BGF리테일(282330)의 3분기 실적공시를 비교한 결과, 네이버의 당기순이익은 7347억 원으로, 7대 유통기업의 합산 순이익(6586억 원)보다 11.5%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이마트(3103억 원)보다 2.3배 높았고, 쿠팡Inc(1316억 원)의 5.5배, GS리테일(902억 원)의 8.1배, BFG리테일(793억 원)과 신세계(483억 원)의 각 9배, 15배였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5706억 원으로 쿠팡의 2.5배, 이마트(1514억 원)의 3.7배를 기록했다. 네이버의 매출(3조 1381억 원)은 쿠팡Inc(12조 8455억 원), 이마트(7조 4008억 원), 롯데쇼핑(3조 4101억 원)보다 적지만, 실제 벌어들인 돈은 주요 유통사들을 모두 넘어섰다.

올해 1~3분기를 합산한 누적 당기순이익도 네이버는 1조 6558억 원인 반면 7대 유통사 합산 순이익은 1조 4462억 원이다. 다만 7대 유통사의 누적 영업이익(2조 3136억 원)은 네이버(1조 5975억 원)보다 높다.

네이버는 3분기 순이익률(23.4%)과 영업이익률(18.1%) 모두 업계 1위를 차지했는데, 그 요인은 55만개에 이르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수수료가 인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체 사업부문은 서치,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콘텐츠 등으로 구성돼있다"며 "매출원 역시 검색광고, 디스플레이광고, 콘텐츠, 클라우드 등 기타 다양한 플랫폼 수익이 모두 합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과거 검색을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이용자가 유입되면 유입수수료 1.81%를 부과했지만 지난 6월부터 유입 여부와 관계없이 네이버쇼핑에서 판매되는 거래액에 0.909~3.636%(부가세 별도)의 판매수수료를 책정해 수수료 수입원을 다변화했다.

최대 경쟁자인 쿠팡Inc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업계 최하위로, 각각 1.7%와 1%였다. 네이버의 순이익률이 쿠팡보다 23배가량 높은 것. 현대백화점(7.19%), BGF리테일(3.97%), 롯데쇼핑(3.83%), 이마트(2.05%) 등의 영업이익률은 쿠팡보다 높았지만, 네이버보다 크게 낮았다.

유통업계 일각에선 "네이버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는 외부 파트너십 기반의 신규 쇼핑앱 론칭, 컬리 새벽배송, 판매자 수수료 증대로 커머스 거래액이 크게 오르며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현재 물류와 주 7일 배송 등 택배는 CJ대한통운에 맡긴다. 지난 4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마켓컬리가 '컬리N마트'를 개설하며 새벽배송 문제도 해결했다. .

업계는 향후 네이버의 유통 장악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내다본다. 네이버의 3분기 커머스 매출은 9855억 원으로 서치(검색) 플랫폼 매출(1조 602억 원)에 근접했다.

네이버의 2022년 3분기 커머스 매출(4583억 원)은 검색매출(8962억 원)의 51%에 불과했었다. 또한 당시 3300억 원에 그친 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커머스 사업을 키우자 수수료, 광고 수입 증가로 3년 만에 5000억 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16.1%에서 올 3분기 18%대로, 당기순이익률도 11%에서 23%대로 2배 급증했다.

네이버의 매출은 판매자 수수료 기반으로, 쿠팡이나 이마트처럼 상품 판매액이 잡히지 않지만 소비자 결제규모를 나타내는 거래액은 이미 국내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뛰어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거래액은 55조 861억 원, 네이버는 50조 3000억 원이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72조 원이다. 올 3분기 커머스 매출 전년 동기 상승률(35.9%)은 쿠팡(20%)보다 훨씬 높다.

한편 네이버 커머스 사업이 급성장하자 정부는 오프라인 13개사, 온라인 유통업체 10개사의 거래액을 집계해 매월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에 네이버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