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P 불장'에 사치품 수요 늘었다…반사이익 누리는 백화점 매출↑

9월 백화점 매출 4.8% 증가…전 오프라인 업종 중 최고
명품 12.6%·여성의류 6.1% 늘어…코스피 역사상 최고치

코스피가 422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로 마감하는 등 '불장'에 들어서면서 백화점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자산 가치의 상승으로 명품 및 고가 의류 등에 대한 소비 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연말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백화점 업종의 9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의점(+0.9%)·준대규모점포(-0.2%)·대형마트(-11.7%) 등을 앞서며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대형마트의 부진은 통상 매출이 집중되는 추석 연휴가 지난해에는 9월이었던 반면 올해는 10월로 넘어가면서 올해 9월 매출 집계에선 빠졌기 때문이다. 편의점의 경우 9월 2차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이를 고려하면 백화점의 선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해는 대형마트처럼 추석 연휴 매출 확대 효과를 보지 못했고, 편의점처럼 소비쿠폰 효과도 없었지만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9월 백화점 구매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감소했지만, 구매 단가는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한 번 살 때 지출 규모가 컸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이 4일 롯데타운 명동에 글로벌 2030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들이 방문해 구경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뉴스1

백화점의 선전은 명품·주얼리 및 고가 의류 등 소비심리가 높을 때 구매가 늘어나는 사치품의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9월 '해외유명브랜드'의 매출 증가율(12.6%)은 총 8개 백화점 품목 중 가장 높았고, '여성 정장'(6.1%)은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해외유명브랜드 품목은 7월부터 3개월 연속 10%대 높은 증가율이다.

업계는 올해 들어 국내외 주식 및 부동산, 금,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 가치가 일제히 오르면서 명품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지출 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2.78% 상승한 4221.87로 마감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은 최근 명품 중심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지고, 해외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으로 식지 않는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주식, 부동산 등 주요 자산 가격의 상승도 심리 자극 및 양극화 소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방한 외국인이 증가하고 그중 백화점을 찾는 비중이 늘면서 관광객 소비가 늘어났고, 지난 7월과 9월에 지급된 소비쿠폰으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개선된 점도 백화점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8로 장기 평균치(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겨울로 갈수록 마진율이 높은 외투 등 패션 부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백화점의 성장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일찍 시작된 점도 호재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러 소비심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정부도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11월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매출이 상승하는 이벤트가 있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