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부터 美 백악관 대변인까지…APEC 'K-푸드·뷰티 외교' 빛났다

K-라면, K-치킨 비롯해 로컬 음식·K-디저트 등 '미식외교' 주목
글로벌 리더 배우자들 K-뷰티 체험 발길…중소 인디 제품 홍보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 중 매장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고 있다.(공동취재) 2025.10.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경주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성료한 가운데 K-푸드를 중심으로 '미식외교'도 주목받고 있다. K-뷰티 역시 글로벌 CEO들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국화장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유통 외교'에 힘을 보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을 비롯해 SPC, 롯데웰푸드, CJ제일제당, hy, 매일유업 등 주요 유통 식음료 업체들은 이번 APEC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수준 높은 한국 제품을 선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K-푸드를 이끌고 있는 라면, 치킨 등을 중심으로 'K-푸드스테이션' 홍보 부스와 푸드트럭존을 운영해 글로벌 리더와 취재진의 발길이 이어졌다.

'K-사회적가치 기업관'에는 경북 청송에서 출발해 전국 농민·장인과 함께 로컬푸드를 선보여 온 방앗간컴퍼니, 한국 엿의 풍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선물용 다과 브랜드 촘촘, 신라 천 년의 가치를 잇는 젊은 양조장 경주식회사 등이 참여해 한국 고유의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담은 제품도 선보였다.

특히 롯데호텔앤리조트의 경우 스타 셰프 에드워드 리와 함께 주요 행사에서 의전 및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정상회의 오찬 메뉴는 경주 사과 코울슬로를 곁들인 훈제연어와 바닷가재를 시작으로, 경주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 '경주 천년한우' 안심 스테이크가 메인으로 제공됐다. 디저트는 진한 초콜릿 무스와 계절 과일,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루는 '신라의 미소'로 한국 고유의 미적 감각을 표현했다.

정상회의 만찬은 완도산 전복을 곁들인 '경주 천년한우 갈비찜'과 '나물비빔밥' 등 한국의 전통과 지역의 풍미를 살린 한식 코스로 구성됐다. 고소한 잣 파이와 인절미 풍미의 캐러멜 디저트는 동서양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한국의 다채로운 미식을 소개했다.

롯데호텔 부산은 'APEC CEO 서밋 환영 만찬' 등에서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스님과 협업해 경주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건강식 코스를 선보였다. 배좁쌀죽, 더덕 잣즙 냉채, 두부장, 송이버섯 호박잎구이 등 단아하고 정갈한 한식의 맛을 세계에 전했다.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시작 첫날인 27일 경북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 인근 K-푸드 홍보관에 마련된 농심 부스가 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심은 APEC 기간동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콘셉트로 꾸민 ‘라면 트럭’에서 신라면 시식을 준비했다. 2025.10.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무엇보다 'K-치킨'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교촌치킨이 K-푸드스테이션에서 한국의 치킨 맛을 공유한 가운데 서울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의 깐부치킨 '치맥 회동'으로 치킨 업계도 이례적인 특수가 이어졌다.

K-디저트도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대표단에 황남빵 200상자를 선물한 가운데 시 주석이 "맛있었다"는 화답으로 경주 매장들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장우 호두과자'로 유명한 부창제과 호두과자과 유일하게 디저트로 제공되면서 VIP와 기자단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 외신 기자는 "이건 회의보다 더 뜨거운 현장"이라고 웃었다.

K-뷰티도 성과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현장에서 글로벌 정상들의 배우자 프로그램 중 'K-뷰티&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홍보와 체험을 확대했다. LG생건 프로그램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위디아 란띠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부인, 미국 패션 디자이너 니키 힐튼 등 글로벌 명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특히 LG생건은 배우자를 위한 선물로 '국빈 세트'를 지원한 가운데 선물함은 서울특별시 무형유산 제1호 칠장 수곡(守谷) 손대현 장인이 손수 제작한 '국화당초문 나전칠기함'으로 마련해 한국의 미(美)를 알렸다. 국내 재계 상위 10개 기업 수장과 젠슨 황 CEO에게는 경주의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천년의 빛' 패턴을 넣은 또 다른 나전칠기함에 담아 선물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을 담은 뷰티 패키지를 제공해 국내 유망 중소·인디 뷰티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K-뷰티 체험을 확대했다. 특히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CJ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제품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해 K-뷰티 인기에 힘을 보탰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2025년 APEC 회원 정상 선물 채택은 올리브영과 중소 브랜드가 함께 만들어온 K뷰티 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상징적인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내 브랜드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K뷰티 산업의 기반을 함께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제공)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