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부터 김치까지…식품업계, 로컬 특화 제품으로 승부수

오뚜기, 제주 지역 브랜드 숙성도와 협업…던킨 '우도 땅콩' 활용
지역 정체성 강조…CJ제일제당, 서울·경상도·전라도식 김치 선봬

SPC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지난 24일 제주 우도 땅콩을 활용한 지역 특화 한정판 도넛 2종(사진)을 출시했다.(SPC비알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식품업계에 지역 특색을 강조한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른바 '로코노미'(Local+economy) 트렌드에 발맞춘 신제품으로, 하반기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28일부터 제주 로컬 숙성 흑돼지 브랜드 '숙성도'와 협업해 △진라면 나폴리탄 △제주 멜젓소스 덮밥 △흑돼지 짜슐랭 등 한정 메뉴 3종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 멜젓소스 덮밥은 제주산 멜젓의 짭조름한 풍미를 살렸고 흑돼지 짜슐랭은 특제 소스로 숙성 흑돼지의 육즙과 불맛을 구현했다.

오뚜기는 내년 4월 28일까지 숙성도 전 매장에서 해당 메뉴를 선보이며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신선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오뚜기와 제주 로컬 흑돼지 브랜드 숙성도 협업 이미지(오뚜기 제공)

SPC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 지난 24일 제주 우도 땅콩을 활용한 지역 특화 한정판 도넛 2종을 출시했다. 제주 탑동점 등 제주 지역 14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한다.

던킨은 지난해 5월 부산에서도 광안리 해수욕장을 파란 크림으로 구현한 '광안리 소금우유 크림도넛', 씨앗호떡을 활용한 '남포동 씨앗호떡 츄이스티' 등 지역 대표 먹거리 특화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한정 판매' 특성상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그러면서도 지역 농가와 상생을 도모할 수 있어 기업들이 적극 협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독도 블렌드(커피앳웍스 제공)

지역 정체성이나 감성, 가치를 강조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SPC그룹의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는 지난 25일 독도의 날(10월 25일)을 기념해 '독도 블렌드'를 한정 출시했다.

콜롬비아 오렌지 버번 원두를 베이스로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 원두를 블렌딩해 묵직한 바디감과 달콤한 여운이 특징이다. 패키지에는 독도 실루엣과 동해 바다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커피앳웍스는 독도 블렌드 관련 제품 판매 수익금의 10%를 독도사랑운동본부에 기부하기로 했다. 우리 땅 독도의 아름다움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전하고 지역 가치를 나누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최근 문을 연 리저브 광화문점에서 지역 정체성을 강조한 '광화문 믹사토'를 제공하고 있다. 붉은 히비스커스 티에 블루 라임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태극 문양을 연상시켜 전통적 가치를 표현했다.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지역별 김치 맛과 특성을 반영한 '지역특화 김치'를 지난 29일 출시했다. 서울식 '필동가' 김치와 경상도식 '안동헌' 김치, 전라도식 '해남재' 김치 등 3종이다.

서울식 필동가 김치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황태육수를 더했고 경상도식 안동헌 김치는 청양초로 칼칼함을 살리면서 멸치액젓과 소고기 양지육수로 진한 맛을 끌어올렸다. 전라도식 해남재 김치는 조기젓과 멸치젓 등 다채로운 재료로 깊고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 취향이 다변화하고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그에 맞게 다양한 김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각 지역의 김치 맛과 특성을 연구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치 소비 일환으로 로코노미 제품들에 대한 호응이 높다 보니 최근 관련 마케팅이 활발해진 경향을 보인다"며 "지역만이 가진 이야기들로 재미와 감성을 제공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