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 발 뺀 DF1·2…재입찰 경쟁 '눈치싸움' 승자는
롯데·현대·CDFG 후보 거론…신세계, 재입찰 가능성도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신라면세점에 이어 신세계(004170)면세점까지 인천국제공항 내 DF1·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권역 사업을 철수했다.
국내 2, 3위 사업자가 나란히 발을 뺀 DF1·2 권역은 인천공항 내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힌다. 예전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면세 사업에 있어 여전히 상징성이 큰 곳이라는 점에서 향후 DF1·2 권역 재입찰을 둘러싼 '눈치싸움'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30일 신세계면세점의 인천공항점 면세사업권 2권역(DF2)의 사업권을 반납한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에 따른 예상 손해 금액은 ㈜신세계의 지난해 순매출액인 6조 5704억 원의 6.15% 수준인 4039억 원이다. 신세계면세점 별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순매출액인 2조 60억 원의 20%에 달한다.
이르면 연내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DF1 권역을 시작으로 재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로선 2023년 재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과 DF5 권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현대면세점, 중국계 면세점인 CDFG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DF2 철수로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는 신세계면세점이 공격적으로 재입찰에 나설 것이라 관측을 제기한다. 해외 사업을 영위하는 신라면세점과 달리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사업 특히 인천공항 영업점이 경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최근 신세계면세점의 수장을 맡은 이석구 대표가 부임 직후 인천공항점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둔 것 역시 이같은 행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9월에 취임한 이 대표는 인천공항 임대료 과제를 최우선으로 검토했으며, 취임 한 달 만에 '철수' 결단을 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면세점이 다른 시내 면세점을 내거나 무리해서 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내면세점 하나만으로는 협상력이나 구매력을 유지하기 어려워 인천공항 영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수 후 재입찰' 성공 가능성은 '반반'으로 관측된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철수 후 진행된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고, 5년이 지난 후엔 2023년 현대면세점보다 높은 입찰액을 써냈음에도 DF5 구역에서 떨어진 바 있다.
다만 직전 사업자 선정 때와 달리 고환율, 경기 둔화, 소비 패턴의 변화 등으로 면세산업의 어려움을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가 흥행을 위해 입찰액 허들을 낮추고 정성평가가 아닌 임대료를 많이 쓴 업체에 기회를 줄 것이란 예측도 동시에 제기된다.
업계는 DF1·2 권역 재입찰 결과에 따라 업계 내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만일 현대면세점이 DF1·2 구역에 입성하고 신세계면세점이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업계 내 3, 4위의 격차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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