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빼빼로 찾기 추리게임…"일주일 만에 2500명 참여"

정언정 롯데웰푸드 IMC팀 대리…"퀴즈 내려 크라임씬 챙겨봐"
'칸쵸'에서 본 몰입 경험의 위력…"소비자 직접 참여 유인 고민"

빼빼로 퀴즈가 숨어있는 '빼빼로 열차' 지하철 2호선 내부 모습(롯데웰푸드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지하철 2호선을 탔는데 열차 바닥이 빨간색이다? 두리번거리다 보면 곳곳에 빼빼로 과자 모습과 함께 응원 문구가 눈에 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해, 내 마음이야" "내가 좋아하는 기름이 있어, 온리유" "짐 좀 내려놔요~ 멋짐"

2025년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롯데웰푸드가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대규모 지하철 옥외광고다. 눈에 띄는 QR코드를 스캔해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하면 빼빼로와 관련된 퀴즈를 풀고 아이돌 '스트레이키즈'가 숨긴 빼빼로를 찾을 수 있다.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 요소를 적용해 Z세대가 일상에서 빼빼로데이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담당자는 바로 정언정 롯데웰푸드 IMC팀 대리다.

정 대리는 지난 24일 뉴스1과 만나 "매주 빼빼로와 관련된 재미있는 퀴즈를 풀면 빼빼로가 숨겨진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그 위치를 찾아서 가면 빼빼로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품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언정 롯데웰푸드 IMC팀 대리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롯데웰푸드가 국내에서 대규모 옥외광고로 이벤트 마케팅을 진행한 것은 2년 만이다.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10대들의 소비가 줄고 빼빼로데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자 가족·친구들과 서로 마음을 전하는 '나눔 문화'를 다시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정 대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빼빼로데이를 알릴 수 있을까,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1020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지하철이고, 이 공간에 게임 요소를 접목해 캠페인을 고도화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빼빼로 퀴즈를 낼 때 브랜드 관련 문제는 지양했다고 했다. 정 대리는 "예를 들어 '빼빼로 출시 연도는 언제입니까' 이런 문제가 아니라 빼빼로를 활용해 더 재미있는 퀴즈를 내려고 했다"며 "저번 주에는 빼빼로를 연산하는 수학 문제였고 이번 주는 이모티콘을 활용한 암호 문제다"고 귀띔했다.

정 대리는 "추리 게임의 요소를 접목하려다 보니까 '크라임씬'이라든지 여러 추리 콘텐츠를 챙겨보고 일부 아이디어를 따서 반영했다"며 "이모티콘으로 암호명을 활용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빼빼로 열차 내부에 있는 퀴즈를 풀면 뺴빼로를 찾을 수 있는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롯데웰푸드 제공)

실제로 이벤트에 적용하기 전에 다른 팀원들에게 시범 삼아 퀴즈를 풀게 했더니 결과는 '반타작'이었다. 정 대리는 "기획한 사람으로서 (퀴즈가) 너무 쉽게 풀리면 안 되니까 뿌듯했는데 막상 이렇게 노출되니까 역시 소비자분들은 기가 막히게 다 알아서 잘 풀어주시더라"고 감탄했다.

진행한 지 겨우 일주일 남짓 지났을 뿐이지만 지난 24일 오전 기준 약 2500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스트레이키즈'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방한한 외국인 소녀 팬들은 일부러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빼빼로 열차'를 찾을 수 있는 지하철 앱도 따로 받는다고 한다.

'뺴빼로 열차'는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호선을 달리는 열차 중 단 한 대, 291번 열차 안에서도 5호차·6호차 두 량에만 QR코드가 있다. 하루에 평균 6~8번 운행한다니 일부러 찾지 않으면 마주치기 어렵다.

그럼에도 참여 건수가 많다는 것은 '추리 게임'이 주는 몰입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웰푸드에서는 또 다른 대표 과자인 '칸쵸'가 이름 찾기 마케팅으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과자를 찾는 데 가수 아이유마저 참여할 정도로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정언정 롯데웰푸드 IMC팀 대리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 사옥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담당자는 다른 사람이지만 정 대리는 '칸쵸 마케팅'을 보며 "자발적으로 바이럴되거나 이슈화되는 캠페인은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게끔 하는 유인이 있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이번 빼빼로 캠페인에도 게임을 접목한 이유"라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열차 이벤트와 연계해 다음 달 1~11일에는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빼빼로 요원이 빼빼로를 나눠주는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한다.

정 대리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일이 많이 없는데 빼빼로데이를 핑계 삼아서라도 마음을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며 "앞으로도 빼빼로 이벤트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