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케데헌' 업고 3분기 방긋…하반기도 K-라면 '수출'이 승부처
'불닭' 업은 삼양식품 3분기도 질주…농심 선방·오뚜기 숨 고르기
K-푸드 해외 수요 확산 속 수출이 실적 좌우…하반기 전략도 '글로벌 초점'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라면 3사의 3분기 성적표가 엇갈릴 전망이다. 내수 둔화 속에서도 수출이 실적을 견인한 삼양식품은 또 한 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농심은 원가 안정과 해외 회복세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뚜기는 판촉비 증가와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내수 정체 속에서도 K-푸드 수출이 실적을 좌우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증권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도 36.9% 늘어난 6009억 원으로 예상된다. '불닭' 시리즈의 북미·유럽 수출 호조와 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삼양식품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밀양 2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 중이며 맵기 단계별 포트폴리오 확장과 신규 제품 개발을 통해 '제2의 불닭'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ENHYPEN)을 '맵' 브랜드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같은 기간 농심(004370) 역시 선방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한 445억 원, 매출은 3.9% 늘어난 8835억 원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매출을 끌어올린 것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농심은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라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해외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해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정 패키지를 적용한 신라면·새우깡·툼바만능소스를 선보이며 MZ세대 중심의 화제성을 높였다.
하반기에도 해외 공략은 계속된다. 농심은 이달 초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처음 공개했으며 이달 말부터 호주·대만 등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해당 제품은 외국인 소비자들이 매운맛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김치의 감칠맛과 '스와이시' 트렌드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007310)는 올해 3분기 상대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기간 매출은 94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604억 원으로 전망된다. 내수 침체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오뚜기는 꾸준히 해외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코스트코 64개 매장에 진라면 컵라면을 입점시켰으며 하반기에는 남부 지역까지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진라면'의 글로벌 모델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Jin)을 기용한 마케팅 효과도 가시화됐다. 실제 BTS 진 효과로 진라면 해외 매출은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하며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저성장 기조에도 K-라면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 속에 간편하고 합리적인 식품으로 라면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전 세계적으로도 라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라면 소비량은 전년 대비 2.4% 늘어난 123억 7000만 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수출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꾀하고 있고 농심도 최근 케데헌과 손잡고 협업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각 사 모두 수출 확대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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