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부진에도 대세 된 '트레이더스'…이마트 성장동력 된다

이마트, 조직개편 통해 '트레이더스 사업부' 신설
매출 신장률, 전체 사업부 중 최고…매년 '우상향'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 외부 전경(이마트 제공).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이마트가 오프라인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최근 온라인 채널의 강세에도 나홀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트레이더스의 성장세를 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마트 전체 실적을 이끄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26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이마트·에브리데이·노브랜드 등 3개 사업부에 '트레이더스 부문'을 추가해 4개 사업부로 재편했다. 트레이더스 부문은 영업본부 산하였지만 따로 떼어내 별도 사업부로 승격한 것이다.

그동안 트레이더스는 다른 사업 부문에 비해 성장세가 컸다. 이번 조직개편은 트레이더스의 영업을 강화해 성장세를 가속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트레이더스 영업 조직도 1개 담당에서 2개 담당 체제로 확대해 현장 관리를 강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마트 트레이더스 사업부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11.1%로 나타났다. 이는 할인점(2.9%)·에브리데이(2.2%)·전문점(1.2%) 등 다른 사업부를 크게 앞선 것으로, 전체 사업부 중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다.

올해 전체로 봐도 트레이더스의 실적은 두드러진다. 올해 1~7월 트레이더스 사업부의 매출 신장률은 7.4%로, 전문점(2.5%)·할인점(0.8%)·에브리데이(-0.4%) 등 다른 사업부를 크게 앞섰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는 올해 1~7월 10조 429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트레이더스 호조세의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일반 대형마트보다도 10% 이상 저렴한 '창고형 할인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대용량 상품을 묶음 단위로 판매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각종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을 보탰다.

특히 같은 회사인 이마트(대형마트)·에브리데이와 함께 통합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전에는 각자 다른 물류센터를 운영했지만, 이를 통합해 다루는 물량의 단위를 키워 전체 물류비용을 낮춘 것이다. 이는 고정비 및 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져 전체 수익성을 높였다.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트레이더스)이 5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24번째 트레이더스 매장이자 최대 규모의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5일 트레이더스 구월점 오픈과 함께 매장을 찾은 고객들 모습.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5/뉴스1

여기에 고객 호응도가 높은 오프라인 운영 전략까지 더했다. 대형마트에서 볼 수 없는 체험 위주 팝업스토어 형식의 로드쇼를 운영해 타깃 고객층의 방문을 유도한 것이다. 지난달 개점한 트레이더스 구월점은 판매가 2억 2900만 원의 9인승 고급 요트 등을 실제로 타 볼 수 있는 팝업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규 점포 개점에 적극적이다. 과거에는 비슷한 사업 구조인 자사 대형마트 사업과 겹치는 것을 우려해 확장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곡점에 이어 지난달 구월점까지 2곳을 새로 열었다. 대형마트는 매장을 줄이는 추세지만, 트레이더스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동안 신규 점포를 10개 늘렸다.

성과도 바로 나오고 있다. 구월점의 경우 개점 전부터 약 3000명이 '오픈런'을 하는 등 고객들이 대거 몰렸다. 점포 인근 도로에서도 차량들이 1㎞ 이상 줄을 서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지난 2월 개점한 마곡점은 오픈 직후인 14·15일 각각 20억 원, 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체 신기록을 달성했다.

트레이더스의 실적도 매년 상승 중이다. 트레이더스 연간 매출은 △2020년 2조 8946억 원 △2021년 3조 3150억 원 △2022년 3조 3867억 원 △2023년 3조 3727억 원 △2024년 3조 5495억 원 등 우상향 추세다.

삼성증권은 올해 트레이더스의 연간 매출액이 3조 84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연 매출 4조 원대에 진압해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경기 불황 상황에선 실속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의 효용성이 더욱 커진다"며 "트레이더스의 실적은 꾸준히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