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6000달러선 붕괴…내려간 코코아 가격에 제과업계 반등할까

1만달러 코코아 가격·내수 부진에 제과업계 상반기는 '흐림'
코코아값 우하향 중·소비쿠폰 효과…"아직 멀었지만, 능동적 대응 가능"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초부터 급상승세를 보였던 코코아 가격이 최근 안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연말 내수 진작 효과까지 이어지면서 상반기 우중충했던 제과업계 실적에 반등의 기회가 엿보인다.

12일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5945달러를 기록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이 6000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2월 말 이후 약 20개월 만이다.

이전까지 코코아 선물 가격은 2000달러선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초부터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2024년 12월 28일 역대 최고가인 톤당 1만256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이 높은 원가와 극심한 내수 시장의 소비 침체까지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제과업계 실적은 '흐림'이었다.

그나마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271560)을 제외하고 롯데웰푸드(280360)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무려 전년 동기 대비 49.6% 내린 507억 원을 기록했고, 해태제과(101530)도 238억 원으로 9.5% 내렸다. 오리온도 2분기만 따로 보면 영업이익이 12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소폭 줄었다. 내수 시장으로만 보면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다만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해 말, 올해 초 최고점을 지난 후 우하향 추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9월 중순 주요 코코아 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강우량이 원활해지면서 긍정적인 10월 작황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관세 문제 등으로 유럽 시장의 코코아 수요가 하락하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것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10일 기준 롯데웰푸드의 3분기 영업이익은 7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소폭 하락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내내 50%대 하락을 겪은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완화다. 오리온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하락했던 전기와 달리 1423억 원으로 3.8% 증가로 예상된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새 정부의 민생회복 지원금이 투입되면서 소비 진작도 일어났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KDI 조사 결과 소비쿠폰 지급 전후, 6주간 쿠폰 사용 가능 업종 매출이 직전 2주보다 평균 4.93%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이후 단행한 제품 가격 상승의 효과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아직 조심스럽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산 계획에 따라서 원재료를 구매하기 때문에 지금 가진 재고는 이미 더 높은 가격대에서 구매한 원두다. 6000달러 선 역시 기존에 톤당 2000~3000달러 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그래도 원가가 안정되면서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