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도 쓸 수 있는 담배 대체품…KT&G 뛰어든 '니코틴 파우치'란

무연 담배 종류, 니코틴 잇몸 사이에서 흡수…연평균 30% 성장 가능성
국내선 높은 세금에 약한 가격 경쟁력…북유럽 중심에서 "글로벌 권역 확대"

니코틴 파우치 LOOP 제품(ASF 누리집 갈무리)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T&G(033780)가 니코틴 파우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체 담배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전망은 밝지만, 국가별 제도가 달라 국내 성장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미국 1위 담배 제조사인 알트리아와 함께 북유럽의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Another Snus Factory) 인수에 나선다. 총인수가액은 약 2600억 원 규모로, KT&G는 이중 약 16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51%를 확보할 예정이다.

KT&G는 보유 중인 유동 자금을 이용해 인수할 예정으로, 이후에는 을지로타워, 남대문 호텔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니코틴 파우치는 연기가 나지 않는 무연 담배의 종류로, 담배 입자를 곱게 갈아 티백이나 파우치 등에 담아 입술이나 잇몸에 끼워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일명 '스누스'라고 불린다.

니코틴과 감미료, 향료 등으로 구성돼, 담배 특유의 냄새가 없다. 실내는 물론 비행기나 지하철 등 금연 구역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일부 제품은 금연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니코틴 파우치 제품의 판매량은 155억 9510만 개로 전년도에는 234억 6530만 개로 50.5%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판매 전망은 301억 770만 개로 2023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판매 전망치는 419억 260만 개로 2023년과 판매량과 비교하면 168.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필립모리스, BAT 등 글로벌 담배 제조업체들이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펴고 있고, 오히려 KT&G는 비교적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방경만 KT&G 사장은 ASF 인수 배경에 대해 "니코틴 파우치는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한 대응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기존 담배보다 세금 6배가량 높아"…북유럽 기반, 글로벌로 확대

다만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우선해 니코틴 파우치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세금 때문에 제대로 판매하기 어려울 것이다. 니코틴 파우치가 기존 담배보다 세금이 6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니코틴 파우치 제품의 가격은 2만 원 초반에서 중반 사이의 범위로 분포되어 있는데, 궐련형 담배가 5000원을 못 넘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4배 가까이 비싸다.

현재도 유럽 시장 내 성장 전망이 높고, 아시아권에서는 의미 있는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니코틴 파우치 판매량은 10억 9540만 개로 북미 지역에서 139억 6020만 개, 유럽 지역 84억 510만 개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일찌감치 니코틴 파우치가 쓰인 유럽·북미 지역은 세금과 규제 체계가 완비됐지만, 니코틴 파우치의 신흥 시장으로 평가되는 아시아 지역은 전면 제한 형태의 규제를 보이기 때문이다.

방 사장은 "인수하는 ASF는 북유럽 기반의 회사로, 파우치 시장에서 루프라는 브랜드로 북유럽 지역에서는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면서도 "인수 후에는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