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15년 만에 미국 사업 철수…"극장 대신 기술특별관 집중"

美 LA점, 21일 폐점…코로나 팬데믹 및 OTT 영향
4DX·스크린X 美 수익 증가…"글로벌 확장에 집중"

(CGV LA점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문창석 이강 기자 = CJ CGV가 2010년 미국 진출 이후 15년 만에 영화관 사업에서 철수했다. 북미 지역에선 적자 구조가 지속되는 영화관 사업 대신 4DX·스크린X 등 기술 특별관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영화관 업계에 따르면 CGV LA점은 지난 21일(현지시간)까지 영업을 마친 후 폐점했다.

CGV LA점은 2010년 진출 당시 현지에선 보편적이지 않던 지정좌석제를 도입하는 등 한국의 극장 서비스를 미국에 알린 공간이었다. 2017년에는 미국 2호점인 CGV부에나파크점을 열어 리클라이너 좌석 등 현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관 산업 전반이 위기를 맞으면서 관객이 급감했고,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확산으로 매출 감소세가 가속화됐다. 이에 미국 3호점인 CGV 샌프란시스코점은 2021년 9월, 2호점인 부에나파크점은 지난 3월 영업을 중단했다.

CGV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영화관 사업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1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튀르키예(714%)·인도네시아(101%)·베트남(97%)·한국(38%)·중국(38%) 등 전세계 영화관 사업 중 가장 낮다.

CGV는 북미 지역에서 영화관 사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4DX·스크린X 등 현지 영화관에 제공하는 기술 특별관 사업을 통해 로열티 수입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의 기술 특별관 사업은 체감형 영화 관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4DX·스크린X 등 기술 특별관을 주 사업으로 하는 CGV의 자회사 4D플렉스는 올해 2분기 3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고 영업이익도 23억 원을 기록했다.

북미 지역에서 철수한 영화관 사업은 발전 가능성이 큰 신흥국 위주로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2분기 CGV의 인도네시아 영화관 사업은 89억 원, 베트남 영화관 사업은 8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한국 영화관 사업(173억 원 적자)의 부진을 상쇄했다.

CGV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사업별 매출 비중은 올리브네트웍스 사업부문(37%)을 제외하면 △해외 극장 30% △국내 극장 27% △4D플렉스 6% 등이다. CGV는 적자 구조인 국내 극장 사업의 고정비를 축소하고, 기술 특별관 등 신사업 위주로 체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CGV 관계자는 "LA점은 그동안 적자가 지속됐지만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본고장에 깃발을 꽂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좀 더 운영을 끌고 왔던 부분이 있었다"며 "4DX·스크린X 등을 통해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