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차례상 대신 간편식이 명절 밥상 채워…식품업계 수혜 봤다
전·떡갈비·동그랑땡까지 간편식 대체…풀무원·CJ 등 '호재'
한국물가협회 조사, 10년간 차례상 비용 31.5% 상승…가계 부담 여전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추석 차례상 비용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명절에도 밀키트·간편식(HMR)으로 제수 음식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과 떡갈비, 동그랑땡 등 전통 제수 음식까지 간편식으로 대체되면서 식품업계가 수혜를 보고있다.
19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전국 평균 28만 4010원, 대형마트 기준 37만 354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1.1% 낮아졌지만 지난 10년간 31.5% 상승해 여전히 가계에 부담 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원재료를 일일이 구입해 손수 조리하는 대신, 간편식으로 차례 음식을 준비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는 전통 제수 음식 HMR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명절 상차림에 자주 오르는 대표 메뉴들을 간편 조리 제품으로 확대 출시하면서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풀무원(017810)에 따르면 떡갈비, 동그랑땡 완자 등 제품은 지난 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약 100%) 증가했다. 특히 냉동전의 경우 올해 설 기준 전달 대비 판매량이 13% 증가해 이번 추석 연휴에도 매출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CJ제일제당(097950)은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차례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HMR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명절 주요 품목인 비비고 떡갈비와 너비아니는 지난 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 늘었다.
오뚜기(007310)도 지난 16일 집에서도 간편하게 잡채를 즐길 수 있는 신제품 '오뚜기 옛날잡채' 냉동제품을 출시하면서 추석 수요를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음식의 노동 강도가 워낙 높고,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것과 HMR의 가격차이가 크게 없어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식품사 입장에서는 명절 전후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판매 추세에서도 간편 차례 음식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가 집계한 ‘피코크 간편 차례상’ 매출(연휴 보름 전 기준)은 2022년 추석(8월 25일~9월 2일)과 비교해 2023년 추석(9월 13일~21일)에 35% 증가했다. 지난해(9월 1일~9일) 역시 전년 동기보다 23% 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피코크 제수 음식 세트는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차례상 간소화, 명절 음식 공유 문화 확산 등으로 명절 상차림에 대한 인식 자체가 크게 바뀌고 있다"며 "식품사들이 차례상 간편식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명절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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