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혼추족 증가…'추석 차례상' 간편식 수요↑

햅쌀, 축산물, 달걀 등 가격 강세로 추석 장바구니 부담 가중
1~2인 가구 증가에 간편한 제수용품이나 명절도시락 수요 증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4.9.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에 1~2인 가구의 증가와 가정 내 휴식 대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명절 차례상도 간편식 판매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제수용품 판매는 하락세로 나타났다.

16일 행정안전부 '2025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는 1012만 명으로, 2020년 900만 명을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인 가구 현황에서도 2020년 540만 명에서 6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1~2인 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명절에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대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수요도 증가세다. 롯데멤버스의 올 초 설 명절 설문 조사(20대 이상 2000명)에 따르면 명절 연휴 집에서 쉬겠다(49.7%)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명절을 혼자 보낸다는 답변도 17.1%에 달했다.

장바구니 부담도 여전하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비용은 대형마트 기준 39만 1350원으로, 과일류(-26.42%)와 나물류(-7.70%)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산물(+8.29%), 축산물(+1.43%), 햅쌀(+22.85%), 송편(+7.63%) 등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 최근 3년간 명절 판매 추세에 따르면 '피코크 간편 차례상 매출'(연휴 보름 전 기준)에서 2022년 추석(8월 25일~9월 2일) 대비 2023년 추석(9월 13일~21일)은 관련 매출이 35% 증가했다. 2024년 추석(9월 1일~9일)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23% 늘었다.

반면 전통 제수용품 매출 추세에서는 기존 주요 품목인 굴비/인삼등 상차림용 제수용품과 선물세트를 모두 포함해 2023년 추석(8월 14일~9월 28일), 2024년 추석(8월 2일~9월 16일) 모두 -7%, -5%로 역신장했다.

롯데마트 판매 추이에서도 이달(1일~15일 기준) 냉동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10% 증가했다.

롯데마트 측은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즐길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로, 최근 귀성 대신 집에서 가족과 식사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조리도 간편한 냉동 간편식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도시락. 2024.10.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접근성에 따른 편의점 명절 품목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설날 도시락(명절11찬 도시락)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28.9% 증가했으며 명절 한정판 도시락은 대학가, 원룸촌, 오피스텔 등 1인 가구 주요 입지의 매출 비중이 65.1%에 달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설 명절 도시락 판매에서 직전년 설 명절 기간 대비 10%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공장지대 인근 점포나 1인 가구 상권에서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GS25도 HMR 냉장·냉동 간편식 매출(8월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1% 신장하는 등 추석 시즌을 대비한 간편한 한 끼를 찾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1~2인 가구나 혼추족 고객을 중심으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HMR 카테고리 매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제수용품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른 할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이마트는 18일부터 2주간, 피코크 간편 차례상 할인 행사를 계획 중이다. 롯데마트도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냉동 밀키트·냉동면' 전 품목을 50% 할인(2개 이상 구매 시)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24일부터 '추석 물가 안정 프로젝트' 행사에 나선다.

편의점 4사는 이달 말부터 올해 추석 명절 도시락 출시에 나서며 제휴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이마트24 측은 "편의점 명절 도시락은 1인 가구 고객이나 간편하게 명절 분위기를 내고 싶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높다"면서 "이번 추석은 연휴가 길어 편의점 간편식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