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시초' 아모레퍼시픽…韓 화장품 산업 해외 진출 주도

국내 최초 대량생산 설비 체제 도입…국산 화장품 첫 수출
글로벌 뷰티·웰니스 기업 자리매김…지속가능경영 앞장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건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2022.5.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현재 50% 수준의 글로벌 매출 비중을 70%까지 높이고매출 1조원 이상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그룹 회장은 최근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뷰티&웰니스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 시찰서 시작된 글로벌 뷰티 기업의 꿈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은 서성환 선대회장의 해외 장업계 시찰에서 시작됐다.

1960년 7월 프랑스 뷰티 기업 코티의 초청을 받은 서 선대회장은 국내 장업계 인사로는 최초로 해외 시찰에 올랐다.

직항로가 개설되지 않았던 때임에도 서 선대회장은 일본, 홍콩 등을 경유하는 긴 여행 끝에 파리에 도착하며 선진 시장의 현대식 시설 등을 견학했다고 한다.

서 선대회장은 프랑스 코티 방문 당시 크고 작은 생산 설비 기계들을 보며 현대식 설비를 갖춘 공장을 꿈꾸게 됐다. 2년 후인 1962년 서울시 영등포구 대방동에 현대식 설비를 갖춘 화장품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영등포 공장은 장업계 최초로 대량생산 설비 체제를 제대로 갖춘 공장이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화기와 포장 시스템, 자동화 시설을 보유했다.

공장 신축을 계기로 오스카, 부루버드, 아모레하이톤 등 수많은 브랜드가 속속 탄생해 태평양화학공업사(아모레퍼시픽 그룹 전신)는 본격적으로 아시아의 미(美)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1964년 8월 한국 화장품 역사상 처음으로 국산 화장품의 수출이 이뤄졌다. 오스카 브랜드 화장품 20여 종을 에티오피아에 수출, 글로벌 시장 진출 초석을 다진 것.

1984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사도 설립했다. 1970년대 수출은 외국 수입상을 통한 간접 수출 중심이어서 거래가 일시적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현지에 자체 판매 조직을 갖춰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 것.

이후 1989년 스킨케어 브랜드 순을 출시해 프랑스에 수출했으며 이듬해인 1990년 프랑스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2년 중국지사를 설립하며 중국으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1993년 선양태평양보암화장품유한공사를 설립한 뒤 1994년 12월에 선양공장을 준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대 들어 과감한 도전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속해 오고 있다.

2002년 회사의 영문 사명을 AMOREPACIFIC으로 변경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국내 뷰티헬스 업계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에 편입됐으며 △2015년 포브스 100대 혁신기업 선정 △2016년 국내 업계 최초 WWD 세계 100대 뷰티기업 7위 등의 결실을 보았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4%, 영업이익은 611% 급증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설록 티 팩토리.(오설록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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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책임 있는 기업 시민의 소임을 다하기 위한 지속가능경영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성환 선대회장대부터 우리 고유의 전통 차(茶) 문화를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대중화하는 데에 힘썼다.

1979년 국내 최초 기업박물관인 '태평양 화장사관'(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개관하며 국내 화장 문화의 집대성과 정립에도 앞장섰다.

이 밖에 장학문화재단, 복지재단 등을 설립해 지역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