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오너家 회사 '마이프로틴' 들여온다…지분법인 활용 승계 포석 주목

씨앤아이레저산업 계열 SG생활안전, 英 THG와 협력해 신사업 전개
CJ 오너家 지분법인 통한 경영 기반 다지기…승계 재원 마련 수단 해석도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CJ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이 대주주로 있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자회사 SG생활안전이 영국 THG(더 헛 그룹)과 손잡고 유럽 1위 단백질 보충제 브랜드 '마이프로틴'을 국내에 들여온다.

CJ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를 앞세운 이번 신사업 확장은 이 실장의 경영 기반 구축과 지분 승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G생활안전은 THG와 협업을 통해 올해 4분기부터 마이프로틴의 국내 유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해외 직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편의점·대형마트·H&B(헬스앤뷰티) 스토어 등 국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도 구매가 가능해진다.

SG생활안전은 CJ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최대 주주(지분율 74.60%)로 있는 기업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이 51%,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24%, 사위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총괄이 1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SG생활안전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을 넘어 CJ 4세의 지배력 확대 구도와 연결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비상장사를 발판 삼아 영향력을 키운 뒤 계열 편입이나 지분 교환 등을 통해 지배 구조에 반영하는 방식은 일부 대기업들이 활용해온 승계 전략 중 하나다.

또한 SG생활안전이 실적 성장을 본격화하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씨앤아이레저산업을 통해 배당 수익은 물론 향후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도 가능해진다. 이는 이 실장의 지주사 지분 확대나 승계 재원 마련 등 후속 행보의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사업적으로도 단백질 보충제는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국내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단백질 보충제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빠르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8년 813억 원에서 2023년 4500억 원으로 약 5.5배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8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마이프로틴은 국내 헬스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이미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많은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꾸준히 구매해 왔다. 여기에 CJ의 유통 인프라가 더해지면 단기간 내 국내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SG생활안전 관계자는 "기존 사업 외에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신사업 기획 및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신사업의 일환으로 마이프로틴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게 됐다"고 말햇다.

한편 이 실장이 6년 만에 그룹 지주사인 CJ로 복귀하면서 최근 들어 4세 승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실장은 지주사 미래기획실을 총괄하고 중장기 전략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총괄할 예정으로 단순한 경영 수업을 넘어 실질적인 승계 포석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최근 상법 개정으로 CJ올리브영의 IPO가 사실상 어려워지며 장기적으로 지주사 CJ와의 합병이 이 실장의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실장이 올리브영 지분 11%대를 보유한 만큼 CJ의 공식 부인에도 관련 시나리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여전하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