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퍼푸치노 주세요"…스타벅스에 반려견이 간 이유

강아지 전용 음료 '퍼푸치노' 제공…규제샌드박스 통해 국내 첫 도입
커피 프랜차이즈 경쟁 심화 속 '경험'으로 승부수…펫팸족 수요 공략

경기 구리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2024.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반려견 전용 음료 '퍼푸치노'를 선보였습니다. 출시 직후 반려인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반려견이 무척 좋아했다"는 후기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어졌고 음료를 맛보는 강아지 영상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사실 퍼푸치노는 미국 스타벅스 매장에선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비공식 메뉴입니다. 반려견이 컵을 물고 있는 모습이 SNS 밈으로 확산되며 '펫 프렌들리 매장'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국내 도입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먹는 즉석식품만 허용하는 식품위생법과 별도 허가가 필요한 사료관리법이 동시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번 도입이 가능했던 건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실증특례가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제도권 내에서 합법적인 실험이 이뤄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현재 퍼푸치노는남양주 더북한강R점과 구리 갈매DT점 두 곳의 매장에서만 제공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2만 원 이상 주문 시 1인 1펫 기준으로 무료 제공되며 음료 제조는 일반 메뉴와 철저히 분리해 위생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시도는 시장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에 달하고, 관련 시장은 2027년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여행·호텔·가전 업계가 펫코노미를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본격 합류한 셈입니다.

특히 스타벅스의 이번 실험은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습니다. 저가 브랜드들이 1000~2000원대 커피로 경쟁하며 레드오션이 된 상황에서, 가격이 아닌 '경험'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퍼푸치노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을 정조준하며 거대한 소비층을 매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실제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매장은 자연스럽게 '장시간 체류형 소비'를 유도합니다. 단순히 커피 한 잔만 마시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반려견과 머물며 음료나 디저트를 추가로 주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퍼푸치노는 결국 무료 음료 한 잔이 아니라 객단가 상승과 브랜드 충성도를 유도하는 실질적인 장치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 경험을 확장하려는 스타벅스의 실험은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초기 반응은 뜨겁습니다. '경험 소비'를 앞세운 이 시도가 포화된 커피 시장에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