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성수기인데"…면세점 매출, 올 상반기 최저치 기록

휴가철 성수기인 7월에도 매출 1조 원 크게 못 미쳐
'적자' 면세점, 다이궁 50% 넘게 낮춰…수익성 집중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 허용에 면세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을 찾은 관광객 등이 쇼핑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8.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본격적인 휴가철이자 성수기로 꼽히는 7월에도 면세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타 면세점들이 잇따라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객단가가 하락,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매출액을 올렸다.

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8.6%, 전월보다 15.2% 감소한 9200억 원이다. 올해 들어 매출액이 가장 낮았던 1월(9540억 원)보다 더 쪼그라들면서 상반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면세점 방문객은 전년 대비 9.2%, 전월 대비 2% 증가한 258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이후 계속 1조 원을 넘기던 매출액이 7월 성수기와 방문객 수 증가에도 오히려 더 하락한 것이다.

내외국인별로 살펴보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99만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25.1% 증가했고, 97만여 명이던 6월보다 2.2% 늘었다.

문제는 매출이다. 외국인 매출은 64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전월 대비 22.1%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중 가장 낮은 수치로, 전체 면세점 매출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내국인은 방문객과 매출이 동반 상승하며 상반된 수치를 나타냈다.

내국인 방문객은 159만 명으로 1년 새 1.2% 소폭 올랐으며, 6월에 비해선 1.8% 증가했다.

내국인 매출액은 27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5%, 전월 대비 6.2% 늘었다. 올해 5월(2784억 원)보다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면세업계는 7월 성수기에도 매출이 하락하자 당황한 분위기다. 다이궁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 후에도 최소 7000억 원 안팎, 많게는 9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는데, 유독 7월 매출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외형 성장보다 내실에 집중하는 경영 기조가 면세업체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이라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본 면세점들이 매출이 아닌 수익성이 초점을 맞추면서 다이궁 의존도를 기존보다 50% 넘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는 불황이고 환율이 여전히 높아 다이궁으로서도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이익이 덜 난다"며 "적자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면세점들도 비싼 송객 수수료를 낼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다이궁과 거래를 끊고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 비용을 내지 않는 롯데면세점의 2분기 매출은 668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5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22.9% 증가한 8502억 원, 8051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각 사의 영업손실은 113억 원, 15억 원으로 모두 적자 전환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