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신드롬]⑧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 "'K-뷰티 제2의 물결' 시작 단계"

"美 소비자 80% K-뷰티 '몰라'…3대 과제는 바로 이것"
"韓뷰티 1세대 지나 2세대 진입…'타깃·콘셉트·브랜드' 경쟁력 관건"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가 서울 성동구 한국지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8.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K-뷰티 제2의 물결'은 이제 막 시작 단계입니다.

정새라(Sarah Chung Park) 랜딩인터내셔널 대표는 25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K-뷰티의 현지 오프라인 채널 입점이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미국 유통 채널인 타깃, 코스트코, 월마트, 아소스 등 25여 곳을 비롯해 현지 대표 뷰티 편집숍인 '얼타뷰티'와 10년 가까이 독점 파트너십을 통한 K-뷰티 브랜드 유통에 나서고 있다.

정 대표가 '제2의 물결'을 강조한 배경에는 한국 화장품의 미국 진출 시기와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이전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중심 일부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진출했지만 K-뷰티에 대한 주목을 받게 된 시기는 2010년 전후다.

당시 미국의 '착한 화장품' 붐으로 한국의 기능성 중심의 중소업체 브랜드를 파는 편집숍 '피치 앤 릴리' 등이 2012년부터 활약한 K-뷰티 원조격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마스크팩 등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1세대(코스알엑스, 닥터자르트 등 개척 브랜드), 그리고 2023년 이후 선케어를 중심으로 기능성과 색조의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2세대로 짚었다.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가 서울 성동구 한국지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8.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韓콘셉트로 진짜 경쟁 시작…재고·브랜드 관리 최우선"

K-뷰티가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현지와 한국 브랜드 간 유통을 연결해 주는 벤더(vendor)사의 역할이 주요했다고 평가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전환점으로 2020년 이후 온라인 소비 확대와 맞물려 미국의 아마존이 '뷰티 채널'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오프라인 뷰티 리테일러들도 K-뷰티 확보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e커머스인 아마존은 직진출이 가능한 반면 오프라인은 브랜사와 유통을 연결해 주는 중간 상인, 즉 벤더사를 중심으로 유통망이 이뤄진다.

미국 뷰티 시장의 경우 오프라인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편집숍(얼타뷰티, 세포라 등)과 대형마트(타겟, 코스트코 등)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진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화장품 수출 점유율은 중국(24.5%), 미국(18.7%), 일본(10.2%) 순이다. 대미 화장품 수출 비중은 2021년(9.2%) 대비 두 배(18.7%) 이상 증가했다.

K-뷰티 수출은 미국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마존 등 e커머스에서의 판매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오프라인은 이제 시작이다.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가 서울 성동구 한국지사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8.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랜딩인터내셔널은 2016년 얼타뷰티에 'K-뷰티'를 론칭한 후 2017년 코스알엑스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00여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으며 벤더사 중 유일하게 매장 내 'K-뷰티'(프리스티지)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내년 미국 1호점 출점에 나서는 CJ올리브영의 현지 벤더사로도 참여한다.

정 대표는 "기존에도 세포라(2015년)나 얼타뷰티 등에 K-뷰티가 입점하긴 했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침체기를 겪었고 이후 틱톡 등 온라인 효과가 확대됐다"면서 "2023년 얼타뷰티 바이어가 K-뷰티 입점 제안을 직접 해온 배경 역시 아마존 뷰티의 급성장"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의 성장 가능성이다.

그는 한국과 현지 반응이 다른 점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정 대표는 "얼마 전 주요 5대 도시에서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화장품을 아는지, 쓸 의향이 있는지' 서베이를 진행했다"면서 "80%는 모른다였다"고 말했다.

정새라 대표는 지난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서 K-편의점 인기에 맞춘 전략적 K-뷰티 부스를 진행했다. (랜딩인터내셔널 제공)

현지에서의 K-뷰티 인지도는 아직은 낮은 수준이라고 짚은 정 대표는 "K-뷰티 브랜드가 오프라인(특히 얼타뷰티의 경우 프리스티지존)에 입점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년"이라면서 "이제 시작이기에 성장 가능성도 높지만 현지 브랜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 브랜드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얼타뷰티를 예로 들면 회원(약 4300만 명)의 재구매율이 95%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 경우 매출로 이어진다"면서 "타깃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K-뷰티는 스타 마케팅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제품을 많이 출시한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미국에선 다르다. 고객과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한다"면서 "다(多)전략이 아닌 타깃 콘셉트를 드러내 브랜드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쟁력'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은 정 대표는 "글로벌 리테일러들은 'K-뷰티는 2050년에 살고 있다'고 한다. 스킨케어로 (앞선)기술력은 인정받은 셈이다"면서 "이제 색조다. K-뷰티 간 경쟁이 아닌 글로벌 레거시들과 쉐이프(판매 공간) 싸움이다. 오프라인은 '인내'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뷰티는 반짝 트렌드'라는 인식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투자 위축과 채널 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 세계 모든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사고 싶은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 소비자는 누가 만들었는지를 보지만 글로벌 소비자는 제조가 아닌 브랜드를 본다. 에스티로더는 알아도 제조사(국)는 모를 수 있다"고 브랜드력 확보를 재차 강조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랜딩인터내셔널은 2014년 미국에 설립한 글로벌 유통회사로, 10년 이상 현지 리테일러들과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이끌고 있다. 2016년 얼타뷰티에 'K-뷰티'를 론칭한 후 2017년 코스알엑스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00여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으며 벤더사 중 유일하게 얼타뷰티 내 'K-뷰티'(프리스티지)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정새라(Sarah Chung Park) CEO는 2003년부터 미국 현지 뷰티 업계에서 활동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K-뷰티를 이해하고자 하는 브랜드에게 꼭 필요한 가이드북 'The Second Wave of K-Beauty'를 출간하기도 했다. 내년 미국 1호점 출점에 나서는 CJ올리브영의 현지 벤더사로도 참여한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