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떨어진 생산량에…유업계, 우유 대신 '환원유' 카드 만지작
서울우유·매일유업, 환원유 시생산…탈지분유로 만든 우유 유사 제품
"날 더워서 우유 모자랄 때 대비…출시 계획 없어"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국내 우유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자, 주요 유업계들이 '환원유' 제품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업체들은 구체적인 생산 계획에는 선을 그었지만, 그만큼 우유 공급에 차질이 생각보다 더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유 유업체들은 '환원유' 제품 출시를 검토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7월 28일 '서울우유 추억을 담은 고소한 milk'라는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보고를 완료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제품의 품목 유형이 일반적인 우유나 가공유가 아닌 '환원유'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매일유업(267980) 역시 '라이크 밀크'라는 이름의 환원유 제품을 테스트 생산했고, 이에 대한 품목 보고를 마쳤다.
환원유는 탈지분유를 물에 녹인 후 유지방을 첨가해 우유와 유사한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엄밀히 말해 우유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맛과 영양성분 면에서 우유와 비슷해 한국어로 우유 대신 '밀크'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가공유 제품에서도 흔하게 쓰이고, 실제 원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쓰기도 한다.
다만 실제 우유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유업계가 환원유 제품을 검토한 것은 올여름 극심한 폭염 탓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젖소는 홀스타인 종이 대부분으로, 고온(27도 이상) 환경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아 우유 생산량도 줄어든다. 32도 이상 폭염에서는 많게는 20%까지 우유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7월 초부터 평년 대비 이른 폭염으로 고온 영향이 더 길고 컸다. 이에 유업체들은 임시방편으로 환원유 제품까지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서울우유·매일유업 모두 "정말 더워서 진짜 우유가 모자랐을 때를 대비한 것 같다"면서도 "출시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통 채널에서 환원유 제품은 바코드를 다르게 적용받기 때문에 정말 부족한 것이 아니면 도입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부족해진 원유로 가격 상승 가능성도 있고, 소비자 부담 등을 고려해 가격 정책의 일환으로도 고민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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