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알루미늄 관세 폭탄…K-통조림·뷰티용기 '불똥 튀나'

50% 품목 관세 적용 범위 파생상품으로 확대…식품·화장품 주시
금속 함량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 요인…"가격 변동성 불가피"

서울의 한 대형마트. 2020.12.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부과하는 50% 품목 관세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식품과 화장품 업계도 미칠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부과하는 50% 품목 관세의 적용 범위를 407종의 파생상품으로 확대했다. 철강·알루미늄 함량분에 대해서는 50%, 함량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별 상호관세율인 15%가 적용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파생상품 관세 확대 조치와 관련해 알루미늄 보강재 제품에 대한 관세 여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통조림, 캔류, 화장품 용기 펌프나 스프레이 등으로, 식품과 화장품 업계에서는 관세 적용 품목과 비중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시각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F&B 수출 품목에서 통조림의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스타키스트를 통한 미국 생산 확대 등으로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원시스템즈의 경우, 다소 여파가 예상되지만 B2B 사업이다 보니 미국 협력사와 최종 공급가를 조율 중이다"라고 전했다.

식음료 업계 역시 소주 등 주류보다는 캔 음료를 중심으로 관세 여파를 예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현재까지는 판매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미국 시장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관세 여파 가능성에 대해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2024.6.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화장품 업계도 원가 상승 압박 등 관세 여파에 따른 현지 가격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다. 특히 상호관세에 이어 파생상품 확대로 화장품 용기까지 포함되면서 뷰티 브랜드들의 추가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 국내 화장품 용기 업체 빅2인 연우나 펌텍코리아 등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 부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화장품 용기 업체 관계자는 "용기에 들어가는 철과 알루미늄 비중이 높지는 않은 편이지만 펌프, 스프레이 등 일부 제품에 대해 관세 가능성이 있다"면서 "뷰티 브랜드 역시 완제품에 대한 원가 상승 압박도 예상돼 공급가 대응 등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 비중이 40%인 연우 측도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여파가 예상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철이나 알루미늄을 대체할 제품에 대해 연구 개발 중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산업부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파생상품 추가 지침에 따라 오는 9월에도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적용 범위를 추가로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품목별이나 관세 지침에 대해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장품의 경우 2024년 기준 미국의 대(對)한국 수입 규모는 12억 6000억 달러(약 1조 7500억 원) 수준이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화장품처럼 금속 함량이 낮거나 최근 수입이 줄어든 품목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면서 "일부 화장품 용기의 경우 알루미늄 함량 비중이 높아 관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급망이 복잡하거나 다국적 조달이 이뤄지는 부품의 경우 원산지 입증 등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파생제품 추가 절차는 연 3회 정례적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파생상품으로의 확대로 현지 공장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아직은 현지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원가 상승 압박으로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