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연매출 5조 목표 드라이브…베트남 4공장 부지 확보

베트남 호찌민 4공장 설립 잰걸음…현지 부지 소유 법인 지분 100% 인수
정체된 내수 대신 해외로…베트남 등 해외 시장서 성장 동력 모색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리온 제품 과자박스가 놓여 있다. 2024.11.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오리온이 베트남 현지 기업을 인수해 신규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1억 인구의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스낵 시장을 선점하고 동남아 생산 허브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271560)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 제4공장 설립을 위해 호찌민 소재 부지 사용권을 가진 현지 법인 '미푸억 3 컨펙셔너리 컴퍼니 리미티드'(MY Phuoc 3 Confectionery Company Limited)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약 107억 원이다.

오리온이 토지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 현지 법인을 인수한 것은 베트남의 토지 제도 때문이다. 현지 토지법상 외국계 기업은 직접 토지를 소유할 수 없어 오리온처럼 부지를 보유한 법인을 인수해 공장을 짓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이는 신규 임차보다 행정 절차가 간소하고 사업 추진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오리온은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현지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은 1억 명 규모의 인구와 높은 젊은 인구 비율, 해외 식품 소비 확산이 맞물리며 스낵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베트남 시장 환경은 오리온 현지 실적에서도 반영됐다. 지난해 오리온 베트남 매출은 51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2309억 원으로 6.6% 늘었다. 영업이익은 356억 원으로 2.3% 증가했다. 쌀과자·생감자칩 같은 현지 특화 제품과 왕꿈틀이 등 스낵류가 판매 호조를 이끌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오리온은 2005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이후 초코파이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왔다. 올해 하반기에는 하노이 옌퐁공장(2공장) 내 신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이미 제3공장 부지도 확보해 물류센터와 포장시설을 포함한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을 준비 중이다.

안정적인 생산시설과 견조한 수익성이 뒷받침되면서 오리온의 지속적인 투자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에만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1107억 원을 배당받았다. 현지에서 거둔 이익을 국내외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이 같은 행보는 오리온이 올해 초 내건 연 매출 5조 원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연장선에 있다. 저출산과 경기 침체로 내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오리온은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젊은 인구와 빠른 소비 성장세로 스낵 시장 잠재력이 큰 지역"이라며 "오리온뿐 아니라 국내 식품업계 전반이 내수 정체를 돌파하고 해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