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 영향"…오리온만 살아남은 제과업계 상반기 성적표

롯데웰푸드·해태제과 일제히 영업익↓…오리온도 2분기는 주춤
연말연초 가격 상승했지만, 효과 아직…"연말부터 소비 침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자.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제과업계가 상반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입 원재료 가격 급등 영향이 컸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유연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280360)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49.6% 내린 50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2% 소폭 늘어난 2조 394억 원을 기록했는데, 높은 원재료 가격 영향이 컸다.

카카오 원두로 직접 초콜릿을 생산하는 '빈투바' 공장은 기후변화 등으로 높아진 카카오 원가 상승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여기에 생산성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을 집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태제과(101530)도 상반기 매출은 32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8억 원으로 9.5% 내렸다.

계열사인 크라운제과(264900)도 상반기 매출은 22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9% 내린 155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271560)만 선방했다. 오리온의 상반기 매출은 1조 57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고,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2528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리온 역시 2분기 기준으로만 따로 떼어 보면 영업이익은 12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소폭 줄면서 주춤했다. 오리온 역시 실적 부진 원인으로 카카오, 유지류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한 어려운 경영 환경을 꼽았다.

농심(004370)의 스낵 사업부문도 상반기 기준 매출은 21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내렸다.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 가격은 13일 기준 톤당 8566달러를 기록 중이다. 1만 달러 선을 넘어섰던 당시보다는 다소 안정화됐지만, 2023년 전까지만 해도 2000달러 선을 유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지난해 연말을 전후해 가격 상승을 단행하긴 했지만, 제품의 유통 구조를 생각하면 2분기까지는 가격 상승효과의 반영이 미비했다는 평가다. 또 필수소비재가 아닌 제과 제품인 만큼 경기침체 영향도 더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크기 때문에 제때 가격 인상을 못한 영향도 있다"며 "소비쿠폰이 풀리면서 좀 개선되곤 있지만, 연말부터 소비 시장이 좋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