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잃은 e커머스 '적자 행렬'…쿠팡 위주 시장 재편되나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국내 e커머스 업계가 소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 1위 쿠팡과 컬리 같은 전문몰과 달리 나머지 업체들은 매출 감소 및 적자 확대가 이어지는 등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상위 업체 위주로 시장 재편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SSG닷컴·11번가·롯데온 등 주요 e커머스 4개 업체의 올해 2분기(4~6월) 합산 영업손실 규모는 794억 원으로 나타났다.

G마켓은 2분기 18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298억 원으로 전년 동기(76억 원)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됐다. SSG닷컴도 2분기 매출이 3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었고, 영업손실은 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169억 원)보다 83.4% 늘었다.

11번가는 2분기 영업손실이 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183억 원) 보다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매출이 1103억 원으로 18.1% 감소했다. 롯데온도 2분기 영업손실이 84억 원으로 전년 동기(199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지만, 매출은 266억 원으로 4.6% 감소했다.

네이버 쇼핑(커머스 부문)도 2분기 매출이 8611억 원으로 19.8% 늘긴 했지만, 영업이익·영업손실 여부 및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쿠팡은 2분기에 전년 동기(10조 357억 원) 대비 19% 성장한 11조 976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컬리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7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고, 창립 10년 만에 상반기 흑자를 처음으로 달성했다.

쿠팡을 제외한 국내 e커머스 업계 전반이 매출과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까지 심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 주요 e커머스 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국내 온라인 시장의 잠재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1조 89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년 전인 2024년 6월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7.8%)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다만 쿠팡의 경우 배송·가격·상품 등 핵심 요소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며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쿠팡의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 등)의 2분기 매출 신장률은 17%를 기록해 6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신장률(1.8%)을 월등하게 앞섰다.

컬리 같은 전문 쇼핑 채널인 '버티컬' 업체도 e커머스 업계의 전반적인 부진과 반대로 약진하는 추세다. 식품 분야의 브랜드·상품 기획력 등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역량을 앞세워 소비자를 자체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최근 쿠팡이 압도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온라인쇼핑 시장 경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쿠팡처럼 아예 경쟁력이 강한 종합몰과 특정 분야 전문몰에 소비자가 몰리고, 그 외 기성 온라인 종합 쇼핑몰은 쇠퇴하는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마켓 시장 규모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 업체들의 가격·배송 서비스의 질이 평균으로 수렴하면서 결국 규모의 경제 여부가 중요해졌다"며 "시장은 커졌는데 중소 온라인 마켓은 파이를 빼앗기며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