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몰려온다"…무비자 입국 시행에 면세점 기대 만발

9월 말부터 내년 6월까지 단체 관광객 무비자 허용
사드·코로나19에 中 관광객 반토막…대폭 증가 예상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마친 뒤 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6.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이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면세업계는 그동안 긴 침체에 빠졌던 업황을 살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6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관광 활성화 미니정책TF' 회의를 열고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확정했다.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2016년 807만 명에 이르렀지만 2017년 사드 사태, 2020년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460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54.8% 증가했다. 우리 정부의 이번 조치도 똑같은 효과를 가져와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2025.8.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면세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면세업은 중국에 실적이 좌우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중국 관광객은 숫자가 많으면서도 다른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객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전체 매출 중 중국인 비중이 약 70% 이상인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이번 무비자 기간에는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10월 1~8일)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 31일~11월 1일) 등 대형 이벤트가 있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단체 관광객은 개인 관광보다 소비 규모가 큰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100만 명 증가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08%포인트(p)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한다.

기대감에 시장도 반응했다. 정부가 무비자 조치를 발표한 6일 코스피 시장에선 면세점 사업을 보유한 현대백화점(+6.78%)·호텔신라(+4.99%)·신세계(+3.45%)·롯데쇼핑(+1.82%) 등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현충일 연휴가 시작된 6월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2025.6.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면세업계는 무비자 조치의 시행을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우상그룹 및 왕푸징그룹 주요 경영진과 만나 한국 상품 판로 확대 및 제휴 협력 등을 논의했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도 중국국영면세점그룹의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 임원진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도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 과거만큼 관광객의 구매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면세점 대신 성수동·홍대 등 특색있는 매장에서 쇼핑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도 정작 면세점 매출 증가 효과는 제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여러 우려가 있지만 일단 관광객 수 자체가 증가하면 매출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객단가를 높이면서도 일반 로드샵 및 올리브영·다이소 등 국내 유통 채널과의 경쟁에서 관광객을 유치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