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농축산물 가격 폭등…8월에는 더 오른다
폐사 급증에 축산물 가격 뛰어…채소·과일도 직격탄
'역대 2위' 작년 폭염 일수 넘어서…가격 불안정성↑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전국에 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아직 절정에 도달하지 않은 폭염은 8월에도 지속돼 농축산물 가격을 더욱 밀어 올릴 전망이다.
이에 정부와 대형마트는 수급 관리 및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자 부담 경감에 나서고 있다.
30일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폐사된 가축은 총 103만 5859마리로, 전년 동기(16만 5654마리)보다 6.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돼지는 5만 1372마리, 가금류는 98만 4487마리로 나타났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결과다. 고온이 장기화할 경우 돼지 등 가축의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고 체온이 과도하게 오르면서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닭은 자체 체온 조절 기능이 없어 폭염이 발생하면 폐사 사고가 급증한다.
이에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8일 기준 삼겹살 가격(100g·대형마트)은 3117원으로,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5월 28일(2338원)과 비교해 두 달 만에 33% 뛰었다. 이날 기준 육계 가격(1kg·대형마트)도 7093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4% 올랐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우유 등 유제품 생산량도 감소했다. 젖소는 고온(27도 이상)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생산성이 감소하고 우유 생산량도 줄어든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우유 원유 생산량은 폭염 발생 전보다 5~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과 이어진 폭우로 인해 채소 및 여름 과일도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9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445원으로, 이달 초인 3일(3320원)과 비교해 4주 만에 64%의 급등세를 보였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1통)도 이날 기준 2만 9073원으로 같은 기간 26% 올랐고, 참외(10개)는 47% 오른 1만 9234원이 됐다.
문제는 폭염이 아직 '절정'에 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오는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며칠간 다소 흐린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8월 초부터 다시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업계는 폭염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면 돼지고기와 원유, 육계 등 축산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산물 가격 역시 폭염이 이어지면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폭염(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 일수는 13.4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일)보다 크게 앞선 상태다. 지난해 전체 폭염 일수는 30.1일로 관측 사상 2위였는데, 현재까지 올해 폭염 일수는 역대 2위인 지난해보다 이미 두 배 이상 많다는 얘기다.
최근 수년간 무더위가 8월에 집중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폭염 일수는 기존 1위인 2018년(31일)을 넘어 역대 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올해 8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전망하는데, 이는 평년보다 낮을 확률(10%)보다 5배 높다.
정부는 여름철 농축산물 생산을 확대하는 등 수급 관리에 나섰다. 다음 달 6일까지는 전국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온라인몰 등에서 농축산물 주요 품목에 대해 30~40%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자체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30일 '산 수박(8kg 미만)'을 1만 5450원에, 다음 달 2~3일에는 '국내산 삼겹살(100g)'을 1377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30일까지 '한돈 삼겹살·목심(100g)'을 1680원에 판매하며, 롯데마트는 '지정농가 상생통닭(950g)'을 3992원에 내놓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 등 이상기온으로 최근의 가격 상승 추이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함께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한 행사를 최대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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