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못 쓰는 대형마트, 할인으로 '맞불'…실적 방어 총력
마트 3사 일제히 대규모 행사…'소비쿠폰 제외' 대응
전통시장보다 싸고 편의점보다 많아…"낙수효과 기대"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대형마트 업계가 전통시장보다 싸고 편의점보다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자체 할인 행사를 확대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것에 따른 대응으로, 소비심리 반등 등 낙수 효과를 통해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29일부터 월중 가장 큰 세일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를 통해 120종 이상 상품을 반값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롯데마트도 지난 24일부터 각각 세일 행사를 시작하는 등 대형마트 3사 모두 대규모 행사에 나섰다.
21일부터 발급된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고객 이탈이 우려되자 할인 행사를 확대해 고객 발길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소비쿠폰을 사용이 제한되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전통시장·편의점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할인 품목과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이마트의 경우 수박·복숭아 등 제철 과일과 전복·한우·장어·생닭 등 보양식을 40~60% 할인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한우·전복 등을 40~50% 할인한다.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전통시장에 비해 할인 폭이 크고, 편의점에 비해 취급 품목을 다양화하는 전략이다.
대규모 할인이 연일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매장에는 개점 전부터 핵심 할인 상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오픈런'을 준비하는 등 고객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4~6일 진행한 세일 행사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데 최근 비싼 수박 등을 반값으로 판매하면 소비쿠폰을 쓸 수 있는 전통시장·편의점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며 "소비쿠폰 여부와 상관없이 생활비를 절약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소비 부진에도 대대적 할인 행사를 기반으로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형마트 업종의 점포당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해 편의점(0.5%)·준대규모점포(-2.1%)를 앞섰다. 전체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0.2% 성장해 감소세(-0.2%)를 기록한 편의점과 대비된다.
업계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선 제외됐지만 낙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소비쿠폰의 직접적인 수혜는 사용처인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 운영 업소가 되겠지만, 유동성 확대로 회복된 소비 여력이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 업종 전반으로 퍼져나갈 것이란 얘기다.
소비 심리도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기준값인 100 이상(낙관적)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8월부터 낮아지고 있는 기준금리 및 최근 시장금리 하락도 매출 회복세를 이끌 수 있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2분기(4~6월) 3조 9702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3%(4643억 원) 증가했다. 교보증권은 이마트가 올해 3분기 4조 7213억 원의 매출과 129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백화점 등은 이번 소비쿠폰의 직접적인 사용처는 아니지만 지난 2020년의 두 차례 재난지원금 지급 사례처럼 전반적인 소비 회복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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