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침체인데…나홀로 증가하는 '대만 위스키'

올해 상반기 전체 위스키 수입액 14.4%↓…대만 위스키 59.1%↑
골든블루 '카발란' 약진 영향…젊은 브랜드 변모 디딤돌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경기 침체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카발란'을 위시한 대만산 위스키는 유일하게 급성장 중이다. 젊은 브랜드로 탈바꿈을 희망하는 골든블루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관세청 수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1억 26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했다. 경기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고급 주류 소비를 줄이면서 위스키 시장 전체가 위축됐다.

위스키 수입 상위 5개국을 살펴보면 침체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위스키류 수입액 1위 영국은 올해 상반기 수입액이 전년 대비 14.4% 감소했고, 2위 미국은 19.2%, 3위 일본은 12.8% 각각 줄었다. 특히 5위 아일랜드는 35.8%나 급감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런 전반적인 하락세와 대조적으로 4위를 차지한 대만에서 들여오는 위스키 수입액은 올해 상반기 217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9.1% 증가했다.

특히 대만은 기존 4위 수입국이었던 아일랜드를 5위로 밀어냈다. 지난해 아일랜드산 위스키 수입액은 411만 달러로 대만(304만 달러)을 앞섰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대만 217만 달러, 아일랜드 159만 달러로 역전됐다.

(골든블루 제공)

대만산 위스키의 약진은 '카발란'(Kavalan) 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은 바가 크다.

2017년부터 골든블루가 독점 수입·유통하고 있는 카발란은 세계 권위의 위스키 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품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제품의 경우는 BTS RM이 선호하는 제품이라고 밝히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등에 등장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발란의 지난해 출고량은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다만 골든블루 전체 실적은 긍정적이지 않다. 주력 제품인 골든블루 시리즈는 유흥채널 비중이 더 크지만, 유흥채널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타격이 크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52.7% 매출이 줄었다.

골든블루는 저도수 위스키 제품을 내놓고, SNS·디지털 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젊은 브랜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인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을 통해 카발란 등 수입 브랜드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장하고 있다.

골든블루 측은 "카발란은 독창적인 숙성 방식과 섬세한 블렌딩 기술을 바탕으로 제3세계 위스키에 대한 기대감을 이끌어낸 대표 브랜드"라며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접점을 지속해서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