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피하자"…역직구 셀러들, 미국 외 국가로 영역 확장

동남아 최대 플랫폼 쇼피, 한국 셀러 입점 수 28%↑
이베이, 타 지역 입점 권고…보호무역주의 우려 분위기도

4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500만 달러(약 68억 원)의 투자이민 비자 '골드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4.03.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붙이겠다고 공언하면서 대미(對美)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올 초부터 높은 관세 부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역직구 셀러들은 미국 외 국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커머스 플랫폼들도 미국뿐 아니라 타 국가에 함께 입점하길 권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쇼피코리아의 브랜드 셀러 신규 입점 수는 전년 대비 28%가량 증가했다. 쇼피코리아의 대부분 셀러들은 화장품, 즉 'K-뷰티' 셀러들이다.

쇼피코리아는 작년 대비 마케팅 비용 등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진출을 고려하던 브랜드들이 동남아 국가에 관해서도 관심을 보이면서 입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쇼피는 동남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으로, 쇼피의 한국 지사인 쇼피코리아는 싱가포르 지역에 먼저 입점한 뒤 셀러들이 자율적으로 지역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

쇼피코리아 관계자는 "트럼프발 관세 이슈가 전체 셀러 수 증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인 이베이의 경우 셀러들이 미국 외 타 국가 이베이 사이트에 자동으로 입점하는 시스템인 '이베이맥' 가입을 권고하고 있다.

이베이맥은 이베이 US 사이트인 이베이닷컴에 등록한 상품을 7개 현지 이베이 사이트에 자동 리스팅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베이는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스페인 7개 국가에서 현지 언어 및 통화로 운영되는 별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베이맥을 통하면 다른 국가 사이트에도 동시 판매할 수 있어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eBay)는 ‘2025 이베이 셀러 인사이트 포럼’에서 한국 판매자를 대상으로 역직구 세미나 및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베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18/뉴스1

이베이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 이베이맥을 이용하는 한국 판매자들이 늘고 있고 이베이 측에서도 셀러들에게 최대한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트럼프정부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 트렌드가 전세계로 확산하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일례로 베트남은 당초 기존 100만동 미만 역직구에 대해서는 무관세였지만, 올 초부터 저가 수입 상품에 대해서도 부가세(VAT)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었던 국가들이 관세 정책의 기준을 높이면서 역직구 사업이 점차 까다로워지는 추세"라며 "일부 국가는 수입 대상국이 되는 대신 외국 기업들이 현지에 직진출하길 바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가 소규모 자영업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관세를 개인 간 거래(C2C)까지 부과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