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회사 '본죽' 본아이에프, 큰딸 사내이사로…2세 경영 준비 본격화
김철호 회장 장녀 87년생 김지혜, 재무 이사 선임
4년간 125억 배당금 챙기며 '가족경영' 확고…"지속가능 성장 역할"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가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김철호 본그룹 회장의 큰 딸인 김지혜 씨가 본아이에프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등기를 마쳤다.
10일 본아이에프 측에 따르면 "김 이사는 올해 4월부터 전략재무실 재무 이사로 합류해 그룹의 재무 전략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그룹은 지주부문을 중심으로 본아이에프(프랜차이즈 운영), 본푸드서비스(식자재 유통), 순수본(HMR 및 유동식 제조) 등 계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본아이에프는 '본죽'을 비롯해 본도시락, 본설렁탕 등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다.
본아이에프는 지분 100%를 오너 일가가 보유한 '가족회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본아이에프는 김 회장이 66.47%, 김 회장의 아내이자 그룹 해외사업 담당인 최복이 본월드 대표가 31.13%로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고 김 회장의 자녀 지혜·조은·율민이 각각 0.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본아이에프는 약 43억 원을 중간 배당으로 지급했다. 2023년에도 32억 원, 2022년 30억 원, 2021년에도 30억 원을 챙겨 최근 4년간 챙긴 배당금은 총 125억 원에 달한다.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803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해 각각 6.5%, 4%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 외 손익을 더한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지난해 12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9%가 줄었다. 이익잉여금이 전년 대비 17.4% 증가한 566억 원으로 배당에는 무리가 없지만, 가족 회사의 고배당은 물음표가 붙는다.
이같은 상황에도 본아이에프는 가족 경영 체제를 더욱 단단히 하는 상황이다.
1987년생인 김 이사는 연세대 심리학과,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2012년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전략기획 직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2020년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본월드의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4년 9개월 만에 본아이에프 재무 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재무 이사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재무 전략을 수립해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지만, 김 이사의 경력이 이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 이사는 본월드에서도 대만 진출 등 해외 사업 진출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재무 담당자는 "해당 경력으로 재무 이사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면서도 "재무 이사는 금고지기 역할인데, 아무래도 가족 회사다 보니 가족이어서 맡긴 것 같다. 규모가 있는 회사인 만큼 임원 타이틀 밑을 서포트하는 직원들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본아이에프는 올해 1월 커피 브랜드 이지브루잉커피, 지난 3월에는 새 한식 브랜드 본흑염소·능이삼계탕을 런칭했다. 김 이사는 이같은 신사업에서도 오너2세로 역할 할 것으로 보인다.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김 이사는 이미 이지브루잉커피 가맹본부 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본아이에프 측은 "김 이사는 전략 및 재무 전문가로, 해외사업, 사업기획, 재무 기획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며 "사업 운영의 직접적인 책임에 앞서 직원들과 소통하며 업계 동향과 경영 전반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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