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굴 대고 면세품 구입한다"…현대免, AI 무인 자판기 도입

인천공항점 AI 안면 인식 '스마트셀러' 도입…업계 최초
OCR 등 첨단 기술 한 기기에 구현…"쇼핑 편의성 높여"

현대면세점이 인천공항점에 시범 도입한 AI 기반 무인 판매기 '스마트셀러'(독자 제공)

(서울=뉴스1) 문창석 배지윤 기자 = 현대면세점이 여권 내 텍스트·사진 등 고객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상품을 판매하는 무인 자판기를 도입했다.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면세업계에서 무인 자판기가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점에 자판기 형태의 무인 판매기 '스마트 셀러'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현재 판매하는 상품은 아몬드 등 자판기 판매에 적합한 소형 먹거리 제품이며, 한국 여권 소지자만 결제할 수 있다.

단순 자판기가 아니라 첨단 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AI) 기기라는 평가다. 면세점 특성상 상품을 구매하려면 여권·항공권·본인 확인 등 절차가 필요한데, 이 모든 기능이 하나의 기기 안에 들어있어야 하고 오류 없이 무인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해당 기기는 면세품을 살 때 필요한 모든 신원 확인 절차가 자판기에 구현됐다. 고객은 상품을 선택한 후 여권을 인식부에 스캔한다. 이후 기기 전면에 설치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본인 인증을 하고, 항공권 확인 및 신용카드 인식 절차를 거쳐 결제한다.

적용된 기술들 모두 난도가 높다. 여권 내 문자·사진 정보를 스캔할 때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이 적용되며 여권이 구겨졌을 경우에도 잔존 정보를 통해 인식할 수 있도록 AI 기술이 활용된다. 여기에 본인 확인을 위한 안면 인식 기술과 사물인터넷(IoT)·시스템 통합(SI) 등 기기 운용을 위한 종합적인 기술도 필요하다.

고객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높아졌다. 보통 면세품은 직원에게 여권과 주문 확인 정보를 제시해 신원을 확인하고 수령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원스톱'으로 가능해지면서 대기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특히 출국 직전 혼잡 시간대에 장점이 드러난다는 평가다.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2025.6.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면세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매출 확대를 넘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전략적 전환이라는 평가다. 여행·쇼핑 트렌드가 변화하며 관광객이 면세점 대신 로드숍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에선 단순히 가격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면세업계는 쇼핑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공항 입점 면세점(신라·신세계·현대·경복궁)의 상품 정보를 하나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통합한 앱을 개발했다. 기존 시내 온라인 면세점은 출국 3시간 전까지만 면세품 구매가 가능했지만, 이 앱을 통해 30분 전까지 쇼핑할 수 있다.

공항 입점 면세점들은 '모바일 픽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온라인 면세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인도장에 들러 줄을 서 물품을 받고 출국했지만, 모바일 픽업을 통해 매장 등 여러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바로 픽업할 수 있다. 종이 대신 전자영수증을 도입한 것도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상품 판매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면세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고객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을 통해 고객 편의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