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매장, 구미 관광명소로…'교촌1호점' 교촌통닭의 변신

새단장한 교촌치킨 1호점, 특화 메뉴 앞세워 리뉴얼 효과 톡톡
구미시와 인근 골목도 교촌1991로 재구성…성장 스토리 담아

교촌통닭 구미 1호점 매장 외부 전경.(교촌에프앤비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으면 꿈이 이루어진다. 그 꿈이 세상도 바꿀 수 있다." (교촌치킨 창업주 권원강 회장)

지난 19일 찾은 경북 구미시 송정동 교촌치킨 1호점. 입구에 비치된 책자 속에는 권원강 회장의 창업 철학이 담긴 문장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택시 기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권 회장이 1991년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교촌통닭'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연 치킨집으로, 교촌치킨의 시작점이자 모태가 된 장소다.

강 회장은 창업 후 2년 동안 치킨 한 마리도 팔지 못하는 날이 있을 정도로 고전했지만 "최고의 치킨을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1999년에는 100호점, 2003년에는 1000호점 돌파에 성공하며 교촌치킨을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켰다.

구미시는 1호점의 상징성과 헤리티지를 'K-치킨의 고향'으로 스토리텔링 해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기념해 구미 최초의 명예도로명인 '교촌1991로'를 부여했다. 지역 대표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하고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다.

특히 리뉴얼된 1호점에서는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1호점만의 특화 메뉴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시그니처 소스 3종과 양파튀김을 곁들인 '교촌구미플래터', 외부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시그니처 소스팩', 얇게 편 닭가슴살과 쌀을 함께 튀긴 '치룽지' 등이 대표적이다.

리뉴얼 이후 운영 성과도 뚜렷하다. 가맹점주의 협조 아래 이뤄진 리뉴얼 이후 교촌 1호점의 홀 이용 비중은 기존 60%에서 70%로 늘었다. 또 바쁜 날 저녁 시간대에는 테이블이 만석된 상태로 최대 7차례 회전할 만큼 활기를 띈다는 게 가맹점주의 설명이다. 본사 직영이 아닌 가맹 매장에서 이뤄낸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교촌통닭 구미 1호점 매장 내부.(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과 구미시는 이러한 교촌통닭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인근 골목도 교촌1991로로 재구성했다. 구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아백화점까지 약 500m를 잇는 이 거리는 교촌의 탄생 배경과 성장 스토리를 테마로 꾸며져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출발점인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는 '웰컴존'이 설치돼 있었다. 커다란 구미 로고 조형물과 아트월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리 끝 동아백화점 앞에도 또 하나의 웰컴존이 마련돼 있었다. 입간판 형태로 구성된 구조물은 문화거리의 연속성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교촌역사문화로드'에 들어서니 교촌 1호점의 상징인 프라이드 치킨 배달차가 눈에 띄었다. 실제 차량의 절반 크기로 재현된 이 배달차는 에어컨도 없이 배달을 다녔다는 권 회장의 집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곁에는 초창기 치킨 박스도 전시돼 있어 그 시절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벽면에는 권 회장의 어록과 교촌통닭 초기 로고가 번갈아 등장하는 트라이비전도 설치돼 있었다. 또 한쪽 부스에 마련된 빈티지 전화기를 귀에 대면 '114 에피소드', '금성사 에피소드' 등 교촌의 성장사를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 밖에 달걀 모양의 버스정류장, 어르신들이 쉴 수 있는 '간장존'과 '레드존', 방치된 녹지를 정비한 '치맥공원' 등 실생활과 맞닿은 공간도 함께 조성해 기능성을 높였다.

임영환 교촌치킨 팀장은 "교촌치킨 1호점을 통해 구미시 관광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주민들도 이 거리를 다니고 외부에서 오신 분들도 추억을 만들고 거리 활성화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교촌역사문화로드.(교촌에프앤비 제공)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