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옷 입은 라면'의 반란…라면업계 리뉴얼 바람
팔도, 비빔면 매운맛 리뉴얼 패키지 생산 돌입…'3배 매운맛' 강조
오뚜기도 풀무원도 기존 라면 속속 리뉴얼 …"브랜드 생명력 연장 효과"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최근 라면업계에서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맛과 패키지를 새롭게 다듬는 '리뉴얼 바람'이 거세다. 이는 기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비빔면 매운맛'을 지난달 26일부터 리뉴얼된 패키지로 생산에 들어가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유통 채널에 납품하고 있다.
이번 패키지 리뉴얼은 '3배 매운맛'이라는 자극적인 강점을 내세운 게 특징이다. 최근 라면업계에게 매운맛 라면 시장이 확장되는 가운데 브랜드 존재감을 더욱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패키지에는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왼쪽에 '소핫'(So Hot)이라는 서브 네이밍을 새로 삽입해 제품의 매운맛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도록 했다. 다만 중량이나 함량 등 제품 스펙에는 변화가 없다.
오뚜기(007310) 역시 리뉴얼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리뉴얼 버전 '쇠고기미역국라면'을 입점하기 시작했다. 리뉴얼 제품은 '더 미역국스러운' 라면을 목표로 국물과 면발의 조화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면발이 '초록빛 면발'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미역의 알긴산 성분이 면의 식감을 더욱 탄력 있게 만들고, 국물의 풍미 또한 깊어지도록 했다.
패키지에도 '더 진해진', '풍미가득! 미역과 쌀을 더해 초록빛 면발' 등 제품 특징을 강조하는 문구가 반영됐다. 다만 중량은 기존과 동일하다.
앞서 풀무원식품도 지난 4월 비건 인증 라면 '로스팅 정면'을 자사의 식물성 지향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 제품군으로 새롭게 편입했다. 제품명도 '식물성지구식단 로스팅 정면'으로 변경해 브랜드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다.
풀무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엄격한 비건 소비자뿐만 아니라 유연하게 식물성 식단을 시도하는 플렉시테리언까지 타깃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소비 패턴과 고물가 시대의 브랜드 충성도 강화 필요성 및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한 리포지셔닝 전략 등이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완전히 새로운 라면 출시가 트렌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존 인기 제품을 리디자인·리마케팅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원가 부담이나 실패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브랜드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뉴얼은 매력적인 전략"이라며 "단순한 맛의 개선을 넘어 소비자 경험 전반을 새롭게 구성하려는 브랜드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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