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세로 돌아선 출산·결혼…유통가 '실적 개선' 기대감↑
1분기 출생아 증가율 역대 최고…혼인 건수도 '반등'
백화점 예물·출산 매출 증가 예상…"호재 중에 호재"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함께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결혼 및 출산이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나 실적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생아는 2만 10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47명(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기준 출생아 수가 증가한 건 2015년 3월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증가율은 1993년 3월(8.9%) 이후 32년 만에 가장 높았다.
1분기 출생아는 6만 502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455명(7.4%) 늘어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분기 기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월별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증가세다. 1분기 합계출산율은 0.8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05명 증가했다.
최근 '에코붐 세대'의 혼인이 늘면서 출생아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91∼1996년 출생한 이들 세대의 당시 연간 출생아는 69만~73만 명 수준으로, 직전(1984~1990년)과 직후(1997~2000년) 세대의 62만~68만 명보다 많은 숫자다.
이들 세대가 결혼 적령기인 29~34세가 되면서 혼인 자체가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 2412건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23만9159건) 이후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해소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업계는 결혼 및 출산이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백화점의 경우 혼인 건수가 증가하면 예물 수요가 늘어나 고가의 주얼리·명품 매출이 확대되고, 신생아가 늘어나면 아기 옷 등 출산 관련 매출도 증가한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결혼식 본식과 웨딩 촬영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1~5월 클래식 카테고리의 매출이 전년 대비 8%가량 늘었고, 고객 수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도 늘어나는 웨딩 수요에 맞춰 관련 프로모션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각종 수트와 드레스 셔츠 등을 10~30% 할인하는 예복 행사를 진행했다. 또 명품·패션·잡화 브랜드에서 결제한 금액 일부를 돌려주고, 신혼부부를 위해 가구와 침대 브랜드를 할인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과거 '노키즈'로 대표되던 인식도 바뀌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판교점 지하 1층 식품관 정중앙에 '키즈&패밀리' 공간을 마련했다. 통상 백화점 내 가족 편의시설은 유휴 공간에 두지만, 식품관 노른자 자리에 위치시켜 아이 동반 부모의 방문을 유도한 것이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은 에코붐 세대가 최근의 혼인 건수 증가를 이끌고 있는 만큼, 당분간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사가 작년까지 지속적인 주가 부진을 이어갔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출산율 반등이야말로 호재 중의 호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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