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품종의 깊이…한국인 취향 저격한 伊 와인 마스트로베라르디노
伊 최고 훈장 3대째 수훈한 가문, 피에르 마스트로베라르디노 회장 방한
"신선한 산도와 섬세한 미네랄리티…장기 숙성에 유리한 환경 제공"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우리 와인이 산도와 신선함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건 선선한 기후와 큰 일교차, 배수가 뛰어난 화산토양 덕분입니다. 이러한 자연 조건은 와인에 섬세한 미네랄리티를 더하고 장기 숙성에도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150년 전통의 캄파니아 와인 명가 마스트로베라르디노의 '10대 오너' 에르 마스트로베라르디노가 서울을 찾았다. 토착 품종의 철학을 지켜온 와이너리의 수문장인 그는 남부 토착 품종으로 만든 마스트로베라르디노 와인의 정체성과 떼루아를 지켜온 철학을 한국에 소개했다.
지난 5일 서울 신사동 페페서울에서는 마스트로베라르디노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음 행사가 열렸다. 5코스 요리와 함께 4종의 와인을 페어링한 이 자리에서는 각 와인이 품종 고유의 개성을 드러내며 '캄파니아 와인의 상징'이라는 명성을 실감하게 했다.
마스트로베라르디노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단순한 와이너리를 넘어선 존재다. 알리아니코·피아노·그레코 등 이탈리아 남부 토착 품종을 지켜온 '살아있는 역사'로 20세기까지 타우라지 DOCG 와인의 90%를 생산해 '캄파니아 와인의 심장'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마스트로베라르디노 회장은 "(보르도 와인과 비교했을 때) 보르도는 국제 품종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익는 와인을 만든다면 우리는 1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고대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며 "단 하나의 토착 품종으로 만든다는 것이 우리 와인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마스트로베라르디노 회장 역시 증조부·부친에 이어 3대째 이탈리아 최고 훈장을 수훈한 인물로 와이너리만큼이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현재 이탈리아 최고급 와이너리 협회 '그란디 마르끼' 회장직도 맡으며 이탈리아 와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의 방한은 한국 와인 시장의 위상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와인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고 특히 고급 와인 소비와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탈리아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마스트로베라르디노는 토착 품종과 지역성에 주목하는 와인 애호가들이 늘어나는 트렌드 속에서 '프리이엄 와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 이날 시음 행사에서는 마스트로베라르디노의 위상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와인은 단연 '라디치 타우라지 리제르바 DOCG 2017'다. 잘 익은 레드 체리와 라즈베리 향, 부드러운 타닌, 견고한 구조감이 조화를 이루며 최근 시음한 와인 중에서도 완성도가 단연 돋보였다. 이 와인은 2023년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톱 5'에 오르며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맛있게 즐긴 와인은 '라디치 피아노 디 아벨리노 DOCG 2023'. 단일 포도밭에서 수확한 피아노 품종 100% 화이트 와인으로, 오크 숙성을 생략해 산뜻한 산도와 실키한 질감, 품종 본연의 우아한 풍미가 살아 있었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희귀 품종 그레코를 복원해 만든 '그레코 디 투포 DOCG 2023'도 인상적이었다. 화산암과 석회암이 혼합된 아벨리노 투포 마을의 토양에서 자라서인지 강렬한 미네랄리티와 노란 과일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라디치 타우라지 DOCG 2019'는 잘 익은 붉은 체리와 향신료 아로마·풍부한 타닌과 긴 여운이 특징으로 남부 이탈리아 적포도 품종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한편 마스트로베라르디노는 금양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와인으로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남부의 진정한 마에스트로'로 불린다. 음악·미술 등 예술계의 거장들에게 헌정하는 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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