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봄은 언제 오나"…지난해 이어 올해도 '내리막길'
지난해 면세 매출액 104억 달러…전년比 0.7%↓
"해외 관광객 늘었지만 면세 매출로 연결 안돼"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면세점 업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늘었지만, 고환율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면세점에서 소비를 줄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4조 2249억 원으로 2023년(13조 7586억 원)보다 3.4% 늘었다.
그러나 이는 고환율 영향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게 면세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요 수단인 달러로 환산했을 때 지난해 면세 매출액은 104억 4500만 달러로 전년(105억 2307만 달러)보다 0.7% 줄었다.
지난해 면세점 인원수는 2845만 명으로 2023년보다 636만 명가량 늘었지만,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에서 비롯된 대량 거래가 감소한 탓이다.
올해 1월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작년보다 면세점 방문객이 늘었음에도 매출은 오히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면세점 인원수는 229만 명으로 전월 대비 0.4% 줄긴 했으나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에 반해 매출액은 9544억 원으로 전월 대비 24.1%, 전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땐 40% 감소하며, 인원수와 비교할 때 감소폭이 매우 큰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의 증가 추세가 면세점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인 관광객은 36만 4400여 명으로 1년 사이 8만 명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11만 72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26.8% 증가했다.
이에 면세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이궁과 거래를 올해부터 중단한 롯데면세점은 이달 2일 대형 크루즈 단체 관광객 3000여 명을 부산점으로 유치했다. 3일과 5일 양일엔 암웨이그룹 임직원들이 국내 면세점으로는 유일하게 롯데면세점을 방문했다.
3월 말에는 중국 화장품 기업 인센티브 단체관광객 800여 명이 명동본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프랑스 몰트위스키 '미쉘 쿠브어' 한정판 위스키를 출시하거나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 7년 만에 최초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 매장을 선보이는 등 1인당 소비 단가를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다이궁 송객 수수료를 줄이면서 관련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며 "과거엔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젠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는 과도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내수 경기 침체 및 미국과의 무역 전쟁 기조에서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설정했다"며 "달성할지 여부에 따라 면세업계의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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