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 개발해 더울 때 대박"…GS25 사상 최단시간 '완판'된 이것
[유통人터뷰]GS25 세숫대야물냉면 기획 김민관·이종혁 MD
야외용 채반으로 '물빼기 봉투'도 개발…냉면집 100곳넘게 돌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75분. GS25가 하절기를 맞아 내놓은 '유어스세숫대야물냉면' 사전예약 물량이 완판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GS25 사전예약 상품 중 가장 빠른 완판 기록이다. 16일 오전 10시 예약이 열린 뒤 2000개가 모두 팔렸다.
이는 출시 1년 만에 300억 원 매출을 올리며 히트한 '점보' 라면 시리즈에 이어 점보 콘셉트를 즉석식품 카테고리로 확장한 첫 상품이다. 실제 세숫대야 스테인리스 용기에 냉면 8인분을 담아준다.
17일 세숫대야물냉면을 기획한 GS리테일(007070) 김민관·이종혁 즉석식품 MD를 인터뷰했다.
이 상품 아이디어는 김 MD가 실생활에서 우연히 얻었다. '딸아이 신발을 빨라'는 와이프 요청에 욕실에 들어갔다가 세숫대야를 보고 학창시절 유행한 '세숫대야 냉면'을 떠올린 것이다.
다음날 출근해 바로 아이디어 기획서를 올렸고 지난해 12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시제품 완성까지 반년이 걸렸다. 김 MD는 "시즌에 맞춘 상품 출시를 위해 업무비중 70% 이상을 냉면에 쏟아부었다"고 회상했다.
점보라면 시리즈는 뜨거운 물을 붓기만 하면 되지만, 냉면은 차고 쫄깃한 맛에 먹는 음식이라 개발 과정에 관련 테스트만 최소 500번을 거쳤다. 집에서는 채반에 받쳐 면을 찬물로 헹구면 되지만 야외에선 힘들다는 점 때문에 업계 최초로 개발한 것도 생겼다.
간이용 채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물빼기 봉투'다. 봉투에 면 굵기의 60% 수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만든 것으로, 끓인 면을 이 봉투에 넣고 찬물을 부어 식히면 물만 빠져나가게 설계했다.
'맛'을 잡기 위해선 수도권 냉면 맛집만 100곳 넘게 돌았다. 김 MD는 "영감을 얻은 인천 세숫대야 냉면 거리는 매주 갔다"며 "지금까지 살면서 갔던 냉면집보다 최근 6개월간 방문한 냉면집이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가장 신경 쓴 건 '쫄깃한 면' '대중적 육수'였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차별화된 맛 개발보다 선호도 높은 식감, 육수 맛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GS25 역사상 '최단시간 사전예약 물량 완판'으로 이어졌다. 이 MD는 "재밌는 콘셉트와 특유의 가용비, 가성비가 큰 몫을 했다"고 봤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냉면 1그릇이 평균 1만 1692원으로 1만 2000원에 육박한 가운데 세숫대야물냉면은 8인분 행사가(1만 2900원)가 1그릇 가격과 비슷하다.
출시부터 바이럴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GS25는 후속 상품으로 세숫대야 비빔냉면, 평양냉면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선보이려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김 MD는 "추울 때 개발해 더워질 때 내놓은 상품"이라며 "강추위에도 주말에 먼 냉면집도 기꺼이 함께 다녀준 아내, 딸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MD는 "겁나는 냉면 값을 겁나게 큰 냉면으로 잡아보겠다"며 "높은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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