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공습④] 찻잔 속 태풍이냐, 생태계 포식자냐
알리·테무, 빠르게 전 세계 시장 침투
"품질·배송 속도 한계" 지적도
-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가 격변의 시대를 맞았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의 한국 시장 진출로 인해 토종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중국 플랫폼들의 공세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실제 현재 발생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성장세를 놓고 '낮은 가격대를 앞세운 일시적인 돌풍'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알리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2022년 뒤늦게 론칭한 테무 역시 벌써 48개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우며 마케팅 활동을 벌였고, 저가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데이터 기반 기업·시장 분석업체인 와이즈맨·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월 336만 명이었지만, 올해 1월 717만 명으로 급증했다.
알리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알리는 이미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했다. 러시아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는 직구 시장 1위를 달리는 등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기업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테무 역시 만 2년이 안 된 시점에서 50개의 육박하는 국가에 진출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올해 1월 앱 신규 설치 건수가 전체 1위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아직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국내 시장이 중국 업체들에 의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에는 뚜렷한 한계가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저렴한 가격 외에는 이렇다 할 장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배송 속도의 경우 국내 1위 업체인 쿠팡을 따라가기 어렵고, 가품 논란을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제품의 퀄리티도 국내 기업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다른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나 테무를 이용해 봤다는 고객들에게 물어보면 모두 '저렴해서 이용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며 "제품 품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두 번 이용하고 마는 고객들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e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가품 등 관련 규제를 덜 받는다. 직구 상품의 경우 국내 통관을 제외하면 별도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거나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이도 판매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알리 측은 가품이나 안전상의 문제를 점차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알리 관계자는 "올해 가장 중점적인 목표는 현지화"라며 "현지화에는 현지 인력을 채용해 현지에 맞는 규제나 법에 맞도록 개선해 나가는 것도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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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른바 '쩐해전술'로 글로벌 e커머스 시장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을 필두로 한 중국 e커머스 공습의 주요 무대다. 이들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국내 e커머스 업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국내 유통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e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이 유통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