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넘지 못한 오아시스…'e커머스 1호' 상장 줄줄이 '빨간불'
컬리 이어 오아시스까지…상장 철회 잇따라
‘e커머스’ 밸류에이션 급락에 상장 갈림길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예정이었던 오아시스가 결국 상장을 철회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시장 한파에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당초 'e커머스 1호 상장'을 두고 경합을 벌였던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까지 기업공개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상장을 약속한 후발주자의 근심도 깊다. 유통업계에는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 무리하게 IPO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오아시스, 몸값 절반 '뚝'…수요예측 실패
오아시스는 13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KOSDAQ)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결과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오아시스는 당초 희망 공모가로 3만500원~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2만원대 가격으로 수요를 적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가 2만원에 상장하면 시가총액은 약 6300억원. 희망공모가 기준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 9679억~1조2535억원과 비교했을 때 최대 밸류에이션이 절반까지 낮아진다.
결국 일부 재무적 투자자(FI)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가격 조정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한파에 IPO 줄줄이 철회…성장 갈림길
오아시스에 이어 컬리까지 상장을 철회하면서 상반기 IPO 시장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기업들 역시 불안한 증시에 예정된 기업공개(IPO) 일정을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CJ올리브영·SSG닷컴 등 자금 여력이 있는 유통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컬리는 지난달 4일 상장 절차를 연기했다.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4개월여 만이다. 향후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상장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다. 컬리는 한 때 몸값이 4조원에 육박했으나, 장외 사장에서 1조원 이하를 밑돌고 있다. SK네트웍스 등 컬리의 FI는 여전히 구주를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곳도 있다. 내년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11번가의 경우다.
지난해 12월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하형일 사장과 e커머스 기획 전문가인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각자 대표로 내정했다. 경영효율화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상장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지난해 이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무리한 상장은 독이라고 평가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적의 상장 타이밍은 시장과 기업, 투자자의 상태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적당한 타이밍에 상장하는 것이 기업과 투자자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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