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M&A 본능…현대百, 지누스 품고 '비전 2030' 실현 박차

현대리바트·L&C →지누스 인수 '리빙 사업 확장'
2023년까지 리빙·인테리어 매출 5조 목표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유명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정지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성장성 높은 가구·인테리어 등 리빙 산업에 역량을 쏟으며 미래 먹거리 창출은 물론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구상이다.

◇정지선 은둔의 경영자→M&A 큰손으로…리빙사업 속도

23일 관련 업계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잇단 가구·인테리어 M&A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 현대백화점그룹은 '아마존 매트리스 판매 1위'에 오른 지누스를 경영권 포함한 지분 30.0%를 7747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리빙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 회장의 과감한 M&A 행보가 눈길을 끈다. 2007년 부친 정몽근 명예회장이 물러나며 일찍 회장직에 오른 그는 대외 활동을 꺼리며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으나,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의 진두진휘 아래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인수한 기업만 한섬·리바트·에버다임·SK네트웍스 패션부문·한화L&C·SK바이오랜드·이지웰·지누스 등 8곳이다. 이 중 3곳이 가구·인테리어·건자재 관련 기업이다.

M&A 성과도 기대 이상이다. 지난 2012년 리바트 인수 후 실적이 나빠져 당시 '실패작'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지만, 매년 10% 매출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는 핵심 계열사로 안착했다. 인수 당시 5000억원 규모였던 리바트 매출은 10년 만에 3배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 매출은 1조4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지난 2017년 건자재 계열사인 현대H&S 인수했다. 이듬해에는 창호·바닥재 등 건자재를 주로 생사하는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를 인수하며 종합 인테리어 업체의 면모를 갖췄다.

현재는 한샘을 넘어서 리빙 시장 강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리바트(1조4066억원)와 현대L&C(1조1100억원)의 매출은 2조5166억원이다. 여기에 지누스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 부문 매출은 3조6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한샘의 매출은 2조2314억원 규모다.

아울러 현대백화점그룹은 신규 투자와 전략적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 일환으로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도 검토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뉴스1

◇리빙·인테리어 매출 5조 목표…'비전 2030' 실현 박차

정 회장의 공격적이 사업 확장은 지난해 초 발표한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정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리빙·인테리어 부문 매출을 '5조원'까지 키우기로 했다.

온라인·글로벌이 강점인 지누스는 성숙기에 접어든 백화점 사업 실적을 타개하고 비전 2030을 실현할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실제 지누스 미국 아마존 매트리스 판매 1위를 달성한 회사로 연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도 도드라진다. 지누스 전체 매출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97%에 달한다. 미국 시장 매출 비중 90%가량이다.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지누스의 점유율은 30%대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합종연횡'도 기대된다. 매트리스 매출 비중이 절반인 지누스는 리바트·L&C 등 계열사와 합종연횡으로 거실·홈오피스 등 일반 가구까지 사업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백화점·홈쇼핑·면세점 등 그룹 내 계열사를 핵심 유통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을 비롯한 유통사가 가구 및 인테리어 사업에 힘주는 것은 관련 시장의 미래 성장성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리빙·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41조5000억원이다. 올해는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영 상명대학교 소비자거주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집이란 공간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하면서 주거 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통 기업들은 주거 공간과 연계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있고, 매출과 연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구·인테리어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