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의 역설 "더 쉽고 활발한 소통"…포스트 코로나 최대 화두 '온택트'
온라인 특성 타고 소통 다양화…선점 경쟁 이미 시작
- 강성규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 속에서 '언택트(un+contact, 비대면)'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상했다. 코로나19의 무시무시한 전염력에 외부 공간에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탓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를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비대면' 트렌드는 향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AI·AR·IT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의 본격 도래와 맞물려 비대면 산업·문화가 핵심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원격의료·화상회의…언택트 넘어 '온택트' 시대 온다
언택트를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차단'이나 '고립'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 실제 공간에서의 접촉은 지양하면서도 온라인, 가상공간에서의 접촉은 확대된다.
역설적으로 소통이 더 강화·다양화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오히려 공간적·제약을 덜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대 화두는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On+Contact)'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에서 떠오른 이슈들이 이에 대한 근거가 되고 있다.
우리사회의 해묵은 논쟁거리인 '원격의료'는 코로나 사태서 폭증한 의료수요를 감당할 하나의 대안으로 지목됐다.
현재 의료기관의 원격진료는 사실상 금지됐지만 정부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한해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대량 확진에 따른 병실 부족 문제로 자가 격리 중인 확진자나 코로나19외 질병을 겪고 있는데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검진·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화상회의·면접도 향후 사회에서 일상화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국제 방역공조를 위한 긴급 G20정상회의, 정부-지방자치단체장 연석회의부터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로 인한 화상회의, 신입 직원 채용을 위한 화상면접까지 크고 작은 비대면 회의들이 속속 열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구매가 더욱 확대됐다. 코로나 사태 전 이미 매출액에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 성장세가 확연했던 온라인 시장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대세를 완전히 굳힌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 업태별 매출구성비에 따르면 올해 3월 온라인유통 매출 점유율이 50%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대형마트 17.9%, 백화점 11.2%, 편의점 16.2%, SSM(기업형 슈머마켓) 4.6%로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을 모두 합쳐야 온라인 유통업계와 비등해진 것이다. 지난 2019년 3월엔 온라인유통 비중은 41.3%였다. 대형마트 20.1%, 백화점 18.2%, 편의점은 16.1%, SSM 4.2%를 기록했었다.
◇코로나가 앞당긴 미래사회…판매·마케팅, 사회공헌까지 '온택트'로
'온택트' 사업의 부상은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예견돼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코로나 사태로 없던 트렌드가 새롭게 생겨난 것이 아니라 당연히 도래할 세상이 코로나 사태로 앞당겨졌을 뿐이라는 얘기다.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기구 보편화와 카카오뱅크를 필두로 한 인터넷뱅킹의 등장으로 웬만한 업무는 은행창구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스마트·인터넷뱅킹으로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비대면 시스템이 확장된 금융업계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소통의 특징은 단순히 편리성·용이함에만 있지 않다. 이보다 더 큰 장점은 '쌍방향 소통'이 강화된다는 점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파트너와 파트너 등 사이 활발한 피드백이 극대화된다.
이 때문에 각 업계는 판매뿐 아니라 마케팅과 협력사 유치, 사회공헌까지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진행 중인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햇반 잡곡밥 건강 챌린저'가 관심을 끈다. 유명 크리에이터가 햇반을 이용한 건강식 등 정보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챌린저와 직접 소통을 통해 맞춤형 식단 등을 공유한다.
온라인을 통한 직간접 체험 도입 후 햇반 잡곡밥의 지난 1~3월 누계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0%이상 성장률을 보였다는 게 CJ제일제당측의 설명이다.
CJ올리브영은 매년 진행한 중소기업 지원 품평회인 '즐거운 동행'을 올해 4월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올해 행사에는 시작 이래 가장 많은 5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올리브영은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1대1 판로 연계 컨설팅을 실시했다. 최종 선발된 작품은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올리브영 주요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 입점하게 된다.
LG생활건강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중학교를 찾아가는 '빌려쓰는 지구스쿨 라이브 클래스(빌쓰지)'를 선보이고, 업계 최초 온라인 기반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온라인 프로그램 설계에 참여한 임유진 서울과학기술대학 초빙교수는 "실시간 온라인 협력 학습은 쌍방향 소통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교수학습법"이라면서 "오프라인 수업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학습자 간 친밀감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공유하는 상호 작용 학습은 매우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시장 확대 희비 엇갈릴 사회…'사회안전망 확충' 목소리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부상하는 '비대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더울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선 사례에서 보듯 주요 기업들의 선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언택트 트렌드가 대면 없이 구매와 소비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했다면, 온택트는 대면을 최소화하는 상황 속 연결을 통한 소통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라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변화에 맞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와 경험 콘텐츠를 마련하며 브랜드의 직간접 체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대면 시장 확대는 장기적으로는 노동자와 구직자 등에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판매-마케팅 등 전 분야에서 비대면 등 대체기술이 일상화되면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택트 시장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 육성과 함께 대량 실업 상태를 막거나 이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등 정부· 정치권 차원의 보완책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핵심 이슈로 떠오른 '기본소득' 자체가 사실 이에 대비해서 처음으로 제기된 것이었다. 기본소득은 본래 개념은 '전 국민에게 최저 생계를 위한 자금을 일정 기간마다(통상 한달) 지급'하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 정책 중에서도 가장 과감하고 급진적인 정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보진영뿐 아니라 일선 경영인들 사이에서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으로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어 전체적인 구매력은 감소하는 반면, 생산량은 유지되거나 과잉화되면서 '대공황'이 다시 닥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현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1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한국정당학회가 마련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정치 지형의 변화: 한국과 G2' 세미나에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과 사회안전망 확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적극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큰 정부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세정책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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