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시장 정체에도…애터미·지쿱 등 토종기업 '잘 나가네'
1위 암웨이 0.1% 성장할때 애터미7.7%↑…지쿱 20위→9위 '수직상승'
불황에 다단계 판매원 수 사상 첫 900만명 돌파…'고령화' 숙제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국내 다단계 판매시장에서 애터미와 지쿱 등 '토종'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물품들을 앞세워 암웨이 등 외국계와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국내 다단계 판매시장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판매원 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또 다단계 판매를 이용하는 소비자 역시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시장 활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다단계 판매시장 규모는 5조2208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성장했다. 2015년까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정체기'에 빠진 모습이다.
업계 1위는 변함없이 한국암웨이가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암웨이의 매출은 1조279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1% 늘었다. 1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데는 성공했지만 성장률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2위를 차지한 애터미다. 토종기업인 애터미의 지난해 매출은 9708억원으로 전년대비 7.7% 증가했다. 상위 5개 다단계 판매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거나 정체된 것과 비교하면 괜찮은 성적표다.
9위에 이름을 올린 지쿱도 주목할만하다. 2017년 20위에서 무려 11계단 수식 상승했다. 매출은 8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5%나 뛰었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성장비결로 '국내 소비자에게 밀접한 상품 카테고리'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인 애터미는 한국 소비자의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강점이 있다"며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 들여오는 해외기업과 달리 한국에서 제품을 소싱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터미의 성공이 다른 국내 다단계 판매기업에 영향을 미쳤다"며 "지쿱도 애터미와 비슷한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상위 10개 기업 중 애터미, 지쿱, 아프로존 등 세 곳만 토종기업이고 나머지는 해외 다단계 판매기업의 한국법인이었다.
다단계 판매원 수는 지난해 903만명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다단계 판매시장 매출 규모는 정체하고 있지만 판매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 침체기에는 경제 활동을 하려는 주부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부수입이 필요한 직장인들이 다단계 판매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단계는 적은 자본으로도 쉽게 창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많이 선호하는 선택지다.
김시월 건국대 교수(소비자학)는 "다단계 판매원 수 증감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다단계는 큰 자본 없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 데다 우리나라는 혈연 등 인적 네트워크가 조밀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단계 판매시장은 시장 자체의 고령화로 인해 성장은 정체한 모습이다. 다만 최근에는 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각 업체들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판매원을 모집하며 젊은층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정체 원인으로 '인구구조적인 요인'을 꼽았다. 그는 "다단계 판매 매출에서 화장품 비중이 줄어들고 건강기능식품은 늘고 있다"며 "다단계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고령화됐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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