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필굿' 출시, 불붙은 발포주 전쟁…시장확대vs필라이트 아류
필라이트 흥행에 오비도 발포주 출시…"콘셉트·가격 유사"
롯데주류도 발포주 시장 진출 저울질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오비맥주의 발포주 '필굿'(FiLGOOD) 출시를 앞두고 주류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앞으로 발포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와 '필라이트'(FiLite)의 아류(亞流)라는 시선이 공존한다.
당장 필라이트를 만드는 하이트진로는 당혹스러운 눈치다. 롯데주류는 발포주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0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발포주 신제품 '필굿'을 다음 달 11일 출시한다.
아로마 홉과 크리스탈 몰트를 사용했으며, 대형마트 기준 '12캔에 1만원'에 살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맥주는 주세 72%와 교육세 30%가 붙지만, 발포주가 포함된 기타 발효주는 주세 30%와 교육세 10%로 가격이 더 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비자 만족을 높이기 위해 더욱 차별화된 맛과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브랜드 '카스'에 주력하던 오비맥주가 발포주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앞서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필라이트는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4월 2억캔 판매를 돌파했으며, 누적 판매량은 4억캔을 넘어섰다. 매출액도 2017년 700억원에서 지난해 1603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오비맥주 역시 서둘러 시장 진입에 나선 것. 신규 먹거리 발굴은 물론 경쟁사 제품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업계에서는 국내 1위 업체인 오비맥주까지 발포주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하고, 관심도 커진다.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필굿을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를 베낀 모방 제품으로 평가했다. 같은 발포주인 데다 가격까지 똑같기 때문이다.
심지어 출고가도 거의 같다. 필굿 355㎖ 캔의 출고가는 716.94원이다. 같은 용량의 필라이트가 716.96원인 점을 고려하면 별 차이가 없다. 500㎖ 캔의 출고가는 둘 다 977.28원으로 똑같다.
여기에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도 유사하다는 평이다. 필라이트처럼 '필'(FiL)을 강조했고, 동물 캐릭터를 내세운 것도 비슷하다. 하이트진로도 필굿의 출시 발표에 당혹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굳이 1위 업체가 다른 업체와 유사한 미투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 커지면서 업계 3위인 롯데주류도 발포주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필굿의 흥행 여부에 따라 출시 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발포주 시장이 커지면 관련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며 "상황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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