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가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유지방 '확' 높이거나 줄이거나

부드러운 식감·풍미 강조, 유지방 함량 높여
'웰빙·다이어트' 열풍에 유지방 '줄여라'

ⓒ 뉴스1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지방 함량을 최대한 높여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하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반면 유지방과 당 함량을 현저히 줄여 웰빙을 내세운 제품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성수기인 겨울철을 맞아 유지방 함량을 평균치보다 높인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롯데푸드는 유지방이 12% 함유된 '라베스트 민트초코콘', '라베스트 민트초코바'를 선보였다. 풍부한 유지방이 묵직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주면서 상쾌한 민트가 서로 조화를 이룬다.

해태제과는 유지방 함량을 대폭 높인 '부라보홈'을 출시했다. 부라보홈의 유지방 함량은 전보다 30% 더 늘어난 8%다. 5단계로 분류되는 유지방 등급 중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중 유지방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빙그레 '투게더'의 유지방 함량이 9%다. 유지방 함량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업계에서 유지방 함량을 높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프리미엄'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시장 규모가 줄자 고급스러운 맛으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이다.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맛을 좌우하는 유지방이 많이 들어갈수록 맛이 더 진해지고 풍미가 높아진다. 빙그레 안테나숍인 '소프트랩', 서울우유협동조합 '밀크홀' 같은 프리미엄 소프트 아이스크림 매장 제품의 유지방 함량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라라스윗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뉴스1

반면 최근에는 유지방 함량을 크게 낮추고 웰빙을 강조하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도 뜨고 있다.

스타트업 아이스크림 브랜드 '라라스윗'은 제품 겉면에 칼로리를 큰 글씨로 새겨넣고 저칼로리 제품이라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워 SNS를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실제로 혈당 변화가 없는지, 몸무게가 늘지 않는지 네티즌이 직접 실험해 그 결과를 공유하는 게시글도 온라인 상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라라스윗의 제품은 바닐라, 녹차, 딸기, 초코, 요거트 등 5종인데, 열량이 가장 높은 초코 아이스크림의 파인트(474㎖) 제품이 총 260㎉에 불과하다. 유지방 함량은 2%이며 설탕의 함량도 크게 낮췄다.

'스테이바'와 '에리스리톨' 등 천연감미료로 단맛을 내고 인공향료나 색소 대신 '바닐라빈'이나 '카카오' 등 원재료를 사용하고 생우유로 아이스크림의 풍미를 그대로 살렸다. 가격은 파인트 제품 1개당 7900원으로 비싼 편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타 업체들도 웰빙 기조에 맞춰 유지방과 당의 함량을 낮추고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지만 만족할만한 성적을 올리진 못했다는 점에서 라라스윗의 성공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열량이 적고 건강한 원료를 사용한 아이스크림도 맛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아이스크림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아이스크림 제품에서도 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맛은 물론이고 소비자가 어느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느냐를 잘 파악해 적용하는 것이 업계의 숙제"라고 말했다.

y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