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화장품 업체, 포괄임금제 폐지 두고 혼선…임금 감소에 직원 반발
주 52시간 도입 이유로 임금보전 없이 연장근로수당 삭감
직원들 반발…다음 날 "결정 사항 아니다" 재공지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가운데 중견 화장품 제조사 A업체에서는 직원들이 "주 52시간 근무를 핑계로 회사가 직원의 연봉을 깎으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을 앞두고 직원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앞서 네이버와 위메프 등은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서도 기존 약정했던 수당을 기본급에 반영하는 등 직원의 임금 감소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A사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서도 임금 감소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점이 직원들의 반발을 사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6월까지 포괄임금제 관련 지침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발표가 차일피일 늦춰지면서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은 포괄임금제에 대한 정부 지침이 없는 가운데 근로시간과 임금제도를 개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화장품 제조사 A사의 한 직원은 최근 익명 커뮤니티 앱에 "임원들이 사원, 대리급의 연봉 삭감을 통해 회사 수익 개선을 도모하려고 해 직원들의 폭주 사태가 일어났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4일 팀장급 공지를 통해 "7월1일부터 팀장이 사전 승인한 시간만큼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할 것"을 공지했다. 아울러 "연봉계약서상의 시간외근무시간보다 승인 시간이 적은 경우 해당 시간만큼 급여가 감소"한다고 안내했다.
A사의 사원과 대리는 기본급에 연장근로수당, 상여금, 인센티브가 더해지는 연봉 구조로,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과장급 이상은 포괄임금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게시글을 올린 직원은 연장근로수당에 대해 "출퇴근 기록을 하고 있지만 연장근로수당이 실제 근무시간과 매칭돼 지급된 적이 없으며 실제 연장근로시간이 20시간보다 적어도 20시간만큼 수당이 지급됐다"며 "포괄임금에 포함되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포괄임금제는 근무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종을 대상으로 계산상 편의를 위해 연장·야간 근로 등 예정된 시간 외 근로 시간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제도다. 하지만 노동자의 '공짜 야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A사의 다른 한 직원은 댓글을 통해 "내 월급을 꼬박꼬박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당이 빠져 매월 50만원 덜 받게 되었으니 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 입장에선 매우 불안하고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을 공식 설명회를 통해 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팀장급에게만 이메일을 통해 공지했다는 점도 A사 직원들이 크게 반발한 이유 중 하나다. 게시글을 올린 A사 직원은 "실제 받는 임금의 변화가 있는 사원과 대리에게 무조건 전달돼야 하는 내용인데 팀장급에게만 공지한 이유와 지시자가 알고 싶다"고 사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A사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음날(5일) 추가 설명회를 개최해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A사는 직원들에게 '연봉계약서상의 시간 외 근무 시간보다 승인 시간이 적은 경우 해당 시간만큼 급여 감소'라는 부분은 최종 결정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시글을 올린 직원은 "추후 안내로 시행을 공지한다는 것을 통해 최소한 진행하겠다는 의지는 있는 것 혹은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사태 진정을 위한 말 바꾸기"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A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사원, 대리급의) 임금이 깎인다는 오해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 (연장근로) 수당이 나가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해명했다.
팀장들에게만 공지가 나간 것과 관련해서는 "담당 팀의 실수로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 공지됐다"며 "(주 52시간 근무제 미도입 처벌을) 6개월 유예받은 상태이고 포괄임금제에 대해서는 회사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 즉시 설명회를 열어 직원을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소통의 문제를 절감했고 앞으로 사내 소통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인노무사는 "대부분 회사에서 실근로시간과 관계없이 8시간 근로에 1시간 임금을 더 주는 방식으로 포괄임금 계약을 하고 있다"며 "(여기서 연장근로수당을 제외한다면) 직원이 보기에는 기존과 똑같이 일하는데 급여는 삭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 52시간 근로제) 법을 이유로 8+1시간분의 임금이 아니라 8시간분의 임금을 준다면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포괄임금제는 법적인 개념이 아니어서 개념을 잡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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