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J라이온, CJ 떼고 새출발 "협력관계 그대로 유지"

CJ올리브네트웍스 보유 라이온 지분1% 12월18일 정리
라이온사도 CJ상표권 로열티 약 6.6억원 지급 종료

사명·로고·홈페이지 주소 등 변경 사항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CJ라이온이 CJ를 떼고 '라이온코리아'로 새출발했다. 사업영역을 발빠르게 확장해 기능성식품과 의약품 사업 등을 접목한 라이프&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CJ와 라이온사간 상표권(브랜드) 사용 계약은 지난해 12월31일자로 종료됐고 사명은 라이온코리아로 바뀌었다. 거의 비슷한 시점에 CJ올리브네트웍스는 보유 중이던 CJ라이온 1% 지분을 매각,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 라이온코리아는 사명 때문에 받은 오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CJ라이온은 일본 라이온사 지분이 압도적인 현지법인이었다. 하지만 CJ라는 이름 때문에 CJ그룹의 계열사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23일 양사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해 11월 CJ라이온(당시 사명)의 상표권 사용 계약 종료 요청을 받아들였다. 또 CJ올리브네트웍스는 라이온 지분 1%를 매각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분을 모두 넘긴 시점은 지난해 12월18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라이온코리아는 CJ브랜드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1월부터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라이온코리아는 2016년 브랜드 로열티로 약 6억5900만원을 지급했다. 사명 변경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뤄졌다.

라이온코리아와 CJ그룹은 상표권 계약을 종료하고 지분관계를 정리했지만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라이온코리아는 CJ올리브영과의 '식물나라' 협업, CJ대한통운과의 물류위탁계약 등 전략적 협력관계는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화장품(헤어·바디케어) 브랜드 식물나라의 경우 올리브영이 라이온코리아와 브랜드 판권 계약을 맺고 OEM 제조를 통해 유통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CJ그룹 관계자는 "라이온 측에서 상표권 사용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의사를 전해와 계약이 만료됐다"며 "같은 시기 CJ올리브네트웍스가 상징적으로 보유하던 라이온 지분 1%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온코리아는 기존 생활용품 중심에서 기능성식품과 의약품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 라이프&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사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온코리아 관계자는 "CJ 상표권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종료하면서 사명을 변경했다"며 "라이프&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해 '미래를 위한 오늘'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지속성장하겠다"고 밝혔다.

CJ가 이번 지분 정리로 생활용품 사업에서 완전히 손 뗀 것이냐는 질문에 CJ그룹 측은 생활용품 사업부를 2004년 분사해 합작법인 CJ라이온(CJ 19%:라이온 81%)을 설립할 때 이미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생활용품 사업은 라이온사의 도움으로 시작해 분사할 때 지분 81%과 경영권을 함께 넘겼다"며 "남은 지분의 매각은 큰 변화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CJ가 일부 지분을 보유해온 건 경영과 관계 없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덧붙였다.

라이온 대표 브랜드 ⓒ News1

실제로 CJ는 1990년 일본 라이온과 기술제휴 협약을 맺고 CJ생활사업부를 운영했다. CJ는 2004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CJ생활사업부와 라이온사의 합작법인 CJ라이온을 설립하고 지분 81%를 매각했다. 매각 당시 CJ생활사업부는 세탁세제 '비트' 주방세제 '참그린'을 비롯해 비누, 치약, 칫솔, 샴푸 등을 판매했다.

이후 CJ올리브네트웍스(당시 CJ올리브영)는 지속적으로 합작법인의 지분을 매각했고 2014년 1%(당시 1만주)만 남기고 19만주를 처분했다. 당시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었다.

라이온코리아(CJ라이온)는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한 이후에도 CJ의 인지도를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사명을 바로 바꾸지 않았다. 로열티를 지급하더라도 'CJ'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브랜드 입장에서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CJ 상표를 사용해왔을 것"이라며 "최근 CJ라이온이 CJ보다는 라이온 브랜드를 강화하는 쪽으로 CI 등을 점차 변경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온사가 브랜드 인지도를 충분히 쌓았다고 판단해 CJ를 떼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라이온사는 120여년 역사를 가진 일본 굴지 기업으로 거품 손비누와 구강관리(치약·칫솔) 브랜드 분야에서 일본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스테마 칫솔은 1초에 한 개씩 팔리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또 건강기능식품 '락토페린 나이슬리머'와 점안액 브랜드 '아이마루' 등을 보유하고 있다.

라이온코리아의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10억원과 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2.8% 15.1% 늘어난 것이다. 라이온은 국내 세탁세제 시장에선 '비트' 브랜드를 앞세워 점유율 20% 전후로 LG생활건강·애경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라이온사는 2016년 3월까지 CJ헬스케어를 통해 점안액 '아이미루'와 진통제 '버퍼린' 등을 국내에 판매해 왔다. 이후 2016년 4월부터는 현지법인격인 CJ라이온의 유통망을 활용했다. 당시 CJ헬스케어의 14개 OTC(처방필요없는 의약품) 1제품 중 5개가 라이온사의 제품으로 비중이 컸다.

CJ그룹은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집중하기 위해 라이온사와 인연이 있던 CJ헬스케어도 매각하기 위해 인수적격후보 실사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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