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민낯②]미국·중국서 시들한 명품…제3세계로 이동 中
'명품 브랜드=선진국 상류층 전유물' 공식 깨진지 오래
성장 주도하던 中 소비자 외면…신흥국 인기는↑
- 김성은 기자,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김민석 기자 = 선진국 상류층의 전유물로 통했던 명품에 대한 인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세계경제 1위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았던 해외 명품들은 최근들어선 이 나라에서 조차 점차 외면받고 있다.
이에 해외명품들은 이제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아프리카 등 제3세계로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국에서도 명품선호 현상을 기반으로 견고한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매출 비중↓…"명품 찾는 美 젊은층 줄어"
해외 명품업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부패 혐의에 대한 단속과 유럽 브렉시트(Brexit)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해외명품 대표격인 프랑스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 보고서에 나타난 전세계 지역별 매출 비율은 이러한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LVMH 그룹 전체 매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28%에서 2017년 3분기 27%로 감소했다. 미국 역시 27%에서 25%로 줄었다.
특히 세계최대 명품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의 매출 감소는 명품 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명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실적 악화의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글로벌 컨설팅사 딜로이트가 미국·영국·이탈리아·중국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올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0~30대 젊은층의 26%는 1년간 500달러(약 56만원) 이상의 사치품을 구입하지 않았다. 전세계 평균인 1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해외 업계는 미국에서 고급 명품 브랜드가 내세웠던 품질과 제작기술, 디자인 등 전통적 가치는 프리미엄·저가 브랜드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미국 20~30대 젊은층은 과도하게 비싼 명품 브랜드를 사기 위해 지출한 돈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성취했는지에 가치를 부여한다"며 "이들은 제품의 품질과 독창성을 비교해 사치품을 구입하며 단순히 명품 브랜드라는 점이 구매 동기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젊은층이 이전 세대와 같은 명품을 갈망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고 꼬집었다.
◇"해외명품 찾던 중국인…자국 브랜드로 돌아서"
2010년부터 해외명품의 매출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에서도 소비자들이 점차 명품에서 돌아서는 추세다. 중국 정부가 수입 통제를 강화하고 국내 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쓰면서 중국인들의 해외명품 구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현지 명품 브랜드 '상하이 탕'(Shanghai Tang)과 벨레(Belle), 센더 저우(Xander Zhou) 등이 급격히 성장하는 것도 해외명품 브랜드가 밀리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의 젊은층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국의 전통적인 요소를 이전 세대보다 훨씬 가치있게 여긴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인지 프랑스 명품브랜드 샤넬은 2015년 3월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을 20% 인하했으며, 카르티에와 태그호이어도 잇따라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기존에는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명품에 자동적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했다"며 "이제는 루이비통이나 구찌와 같은 유명 브랜드에조차 이러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제3세계 명품 인기↑…韓 경기침체에도 인기 식을줄 몰라
대신 신흥시장과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 등 제 3세계에서의 해외명품의 인기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이후의 가장 큰 차세대 명품시장으로 콩고와 앙골라, 남아프리카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를 꼽기도 한다.
딜로이트는 아시아 신흥국과 라틴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등이 세계 명품 시장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19%였지만 2025년까지 2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서 역시 해외 명품에 대한 인기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는 "2016년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한국의 각종 산업에 영향을 미쳤지만 명품산업은 한국 소비자들의 더욱 정교화된 취향과 함께 번영했다"며 "중국과 일본에서 명품업체들이 정치적 압력과 경제적인 불안정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은 아시아 명품쇼핑에서 일정한 위치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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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루이비통·구찌·샤넬 등 해외 고가브랜드들이 명품 수요가 늘어나는 혼수철을 맞아 주요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특히 일부 제품은 단번에 최대 30% 올라 '환율 변동 등에 따른 글로벌 본사 방침'이라던 공통된 답변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고객서비스와 품질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불거진다. 이들이 한국 소비자를 '호갱'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배짱영업'을 펼치는 배경과 문제점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