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저도주 전쟁'…골든블루 vs 디아지오, 1위자리 신경전

"시장 선점이 중요"…저도주 신제품 출시 잇달아
골든블루 "저도주 시장 1위" vs 디아지오 "비교 상대 아니다"

(왼쪽부터) 디아지오 '더블유 시그니처 12'·골든블루 '골든블루 사피루스'·페르노리카 '디-라이트 바이 임페리얼' ⓒ News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류 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확대는 물론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업계 1위인 디아지오와 추격자 골든블루는 저도주 위스키 1위 자리를 두고 공방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저도주 시장의 성장에 따라 업계의 경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도주는 위축된 위스키 시장에서 성장하는 얼마 안 되는 분야"라며 "초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커지는 저도주 시장…신제품 출시 잇달아

24일 한국주류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8년 284만1155상자로 고점을 찍은 후 8년 연속 내리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166만9039상자로 2008년보다 117만2116상자(41.2%) 줄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76만7243상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80만1349상자)보다 4.2% 감소했다.

침체한 위스키 시장에서 그나마 선방한 제품이 저도주다. 가볍게 즐기는 주류 문화가 형성되면서 부담이 적은 저도주 판매량이 늘었다.

실제 40도 미만의 위스키 점유율(기타 주류 포함)은 1년 전보다 28.2% 늘어난 42%에 달했다. 40도 이상의 위스키는 20.1% 줄어든 58%를 기록했다.

시장 확대에 맞춰 위스키 업체들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날 저도주 '더블유 시그니처 12 (W SIGNATURE 12)'를 선보였다. 기존 제품인 '더블류 레드'와 '더블유 아이스'·'더블유 시그니처 17'과 함께 저도주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저도주 시장에서 디아지오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에 0%에서 2015년 20%로 높아졌고 지난해 25%까지 늘었다. 올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28%다. 배우 현빈을 내세워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저도주 '디-라이트 바이 임페리얼(D-LIGHT BY IMPERIAL)'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35 바이 임페리얼'에 이은 두 번째 제품이다. 장 투불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장은 "젊은 소비자들을 비롯해 편한 위스키와 저도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을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골든블루도 '골든블루 사피루스'를 출시 5년 만에 리뉴얼했다.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는 "최상의 품격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해 재탄생했다"며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디아지오 vs 골든블루, 1위 자리 두고 '신경전'

저도주 시장의 1위 자리를 두고 업체 간의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골든블루는 사피루스가 출시 5년 만에 국내 위스키 시장 판매량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올해 9월 말 기준 17만6584상자(1상자=9L)를 판매해 위스키 시장에서 약 15.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던 '윈저12'는 13만6640박스로 시장 점유율 11.78%를 기록했다.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는 "주류문화 저도화로 인해 36.5도의 부담 없는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출시 5년 만에 1위로 등극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업계 1위인 디아지오는 골든블루가 다소 불편한 눈치다. 연산 위스키와 무연산 위스키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윈저 12는 연산 위스키라고 골든블루 사피루스는 무연산이다.

특히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제품에 대한 스토리와 브랜드 가치 등을 내세워 브랜드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날 "특정 회사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진솔성 있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스키의 스토리와 가치 등에 대한 평가 부분은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가치 평가를 돕는 것이 마켓리더로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골든블루와 차별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골든블루는 "디아지오가 골든블루 사피루스를 흠집내기 위해 상대 제품을 폄훼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저도주 시장을 두고 두 업체의 신경전이 더 심화할 것으로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위에 오른 제품이 오랜 시간 업계를 이끌어간다는 한국 주류시장의 특성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두 업체의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며 "양측 다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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