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판매량 41%↓"…위스키 회사, '생존게임' 돌입
2008년 고점 찍고 감소로…"경기 침체·김영란법 여파"
수입 맥주·전통주 판매까지…신규 사업으로 실적개선 추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판매절벽'에 부딪힌 위스키 회사들이 생존경쟁에 나섰다. 경제 침체와 김영란법·혼술 열풍 속에서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기존 위스키 시장 공략 강화는 물론 수입 맥주와 전통주 판매 대행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판매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시도"라며 "위스키 업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인기 식은 위스키 시장…8년째 판매량 줄어
4일 한국주류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8년 284만1155상자로 고점을 찍은 후 8년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판매량은 166만9039상자로 2008년 때보다 117만2116상자(41.2%) 줄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76만7243박스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80만1349박스)보다 4.2%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9년 연속 판매 감소가 유력하다.
고급술로 평가받던 위스키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이 접대비를 줄인 탓이 크다. 여기에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과 혼술 열풍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국내 위스키 시장의 85%를 차지한 로컬 위스키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4.5% 줄었다. 주로 윈저·임페리얼·골든블루 등 유흥업소에서 소비되는 술이다. 조니워커와 발렌타인 같은 인터내셔널 위스키는 1.1% 감소에 그쳤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접대 문화가 달라졌다"며 "소맥(소주+맥주)이 대세로 자리 잡고 유흥업소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위스키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위스키 판매량이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매년 '바닥을 찍었다'는 말이 돌았지만 판매량은 지속해서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의 반등을 점치긴 쉽지 않다"며 "어디가 바닥일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뚝' 떨어진 실적, 우울한 위스키업체…사업 다각화 추진
위스키 판매가 줄면서 판매회사의 실적도 주춤하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00억7000만원으로 1년 전(967억3000만원)보다 1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페르노리카코리아도 283억2000만원에서 44억원으로 84.4% 줄었다.
위스키 회사는 생존을 위해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의 소용량 제품을 내놨다. 집에서 간단히 술을 즐기는 '홈술족'을 겨냥한 제품이다. 위스키 시장 부진 속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수입 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기네스'와 '하프', '킬케니' 등이 대표적이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골든블루는 전통주 육성을 위해 제이엘(오미나라)과 전략적 제휴 협약(MOU)을 맺었다. 전통주 제품을 고급스러운 디자인 패키지로 리뉴얼하고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연말부터 판매 대행할 예정이다.
또 대만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을 국내에 독점 유통·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위스키 시장 중 성장성이 큰 싱글몰트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조치다.
이외에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소주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신규 사업 투자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며 "당분간 위스키 업체의 생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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