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넓히는 빙그레, 차기 오너 주도 新사업 진출 '시동'
오너家 '장남' 현업서 협업 마케팅 적극 시도
주총서 급식·음식점·화장품 등 사업목적 추가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빙그레가 차기 '오너'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패션, 화장품, 생활용품, 간편가정식(HMR) 등 기존에 영위하지 않았던 분야에 협업형태로 진출하기 시작하는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사업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차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래버레이션 제품 쏟아내는 빙그레, 사업 다각화 초읽기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음식점업과 급식업, 포장재, 포장용기 제조·판매업, 식품 제조·가공 판매업, 세제와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당장 신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언제든지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빙그레는 빙과류와 유제품 등 기존에 주력으로 해왔던 사업 대신 타 분야의 선두권 업체와 공동으로 제품을 제작해서 내놓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휠라코리아와 협업해서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메로나'를 활용한 슬리퍼, 운동화(코드디럭스 메로나) 등을 출시했으며 지난달에는 스파오와 협업해 메로나 티셔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전 판매율이 35%가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통상적으로 패션업계의 신제품 사전 판매율이 10%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경우다.
지난 5월 개최된 '빙그레 어린이 그림잔치'의 참가자 기념품으로 제공됐던 메로나 칫솔도 화제다. 빙그레는 당초 기념품으로 준비한 칫솔의 인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를 모으자 정식 출시를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간편가정식 브랜드 '헬로빙그레'를 론칭했으며 지난해에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옐로우카페'를 론칭했다.
◇분위기 바뀐 빙그레, 가득찬 '곳간'·오너家 의지 영향
최근 빙그레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바뀐 것은 차기 오너로 꼽히는 김 회장의 장남이 마케팅을 주도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빙그레 구매팀 소속으로 있는 김 차장은 현재 다양한 분야와의 마케팅 시도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도 새먹거리를 찾아나서는 시도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는 급하고 무리하게 신사업에 진출하기보다 협업을 통한 사전검증을 거치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오너들이 급진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사전검증(협업)을 통해 실패확률을 낮추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빙그레의 행보는 '곳간'이 가득 차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말 빙그레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부채비율 역시 2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든지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중·소형 매물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고 탄탄한 재무상황을 바탕으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1조원대의 대형 매물도 인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기존 빙그레와는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현재도 유제품·음료·빙과류 등과 관련없는 다양한 협업제품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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