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동결 선언 치킨업계…'연 10억' 연예인 광고 거품 줄일까
'연예인 광고→원가부담→가격 인상'…악순환 고리 끊나
가격 동결로 원가절감 노력…과도한 광고비 사용 자제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잇달아 가격을 낮추거나 인상계획을 철회하면서 거품이 꼈던 광고·판촉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빅3' 중 하나인 교촌치킨은 광고비를 30%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과도한 광고비 경쟁'은 치킨 원가 상승의 배경으로 지적돼 왔다. 인기 모델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치킨 가격으로 회수했기 때문이다.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을 동결하면서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도한 광고·판촉비를 줄인다는 분석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 모델 비용만 연 10억원
3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치킨 전문점들은 광고모델로 인기 배우와 아이돌 등을 내세웠다.
BBQ는 배우 하정우와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BHC는 배우 전지현과 광고 계약을 맺고 있다. 굽네치킨은 배우 서현진과 코미디언 박나래·양세형이 광고 모델이다.
워낙 인기가 높은 연예인이다 보니 계약 금액도 적지 않다. 많게는 연간 계약 금액이 1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특A급 배우의 경우 연간 10억원 정도"라며 "인기가 많고 대중적이어야 치킨 모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 모델 비용을 포함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광고·마케팅비로 사용한 금액은 연간 100억원을 웃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광고·판촉비는 교촌치킨이 14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BBQ(128억원)·BHC(101억원)·굽네치킨(98억원) 순이다.
비용이 크다 보니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의 배경 중 하나로 과도한 광고 마케팅을 꼽았다. 모델료와 광고료 등으로 나간 금액을 회수하려면 치킨 가격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광고비로 나가는 돈이 많을수록 원가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올려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굽네치킨의 경우 매출의 6.6%를 광고·판촉비로 사용했다. 교촌과 BBQ도 광고·판촉비 금액이 매출의 5%를 웃돌았다.
◇가격 인하·동결…광고비 감소로 이어질까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을 철회하거나 인하(한시적) 계획을 발표하면서 광고 마케팅에 관한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기보다는 제품을 알리는 광고에 집중하는 것이다.
앞서 bhc는 지난달 16일부터 한 달 동안 제품가격을 최대 1500원 내리기로 했다. 교촌치킨은 예정됐던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5월과 6월에 걸쳐 가격을 올렸던 BBQ는 다시 인상 전 가격으로 내렸다.
업계에서는 제품 가격 인상을 철회하면서 인기 연예인과 아이돌을 내세운 광고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교촌치킨은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총 광고비를 30% 줄이기로 했다. 광고모델도 사용하지 않고 제품 위주로 광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교촌치킨이 광고비 절감을 내세우면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광고비 효과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교촌치킨과 함께 '빅3'로 꼽히는 BBQ와 bhc치킨은 현재 광고 모델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연장 여부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광고모델에 따른 판매 증대 효과가 있다"면서도 "모델을 사용하지 않으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빅모델 사용 자제'에 관한 얘기가 있다"며 "실제 광고비 축소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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